시간을 팝니다, T마켓 - 5분의 자유를 단돈 $1.99에!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지음, 권상미 옮김 / 앵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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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느 탈북자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남한으로 오니 행동의 자유는 얻었지만 돈이라는 것에 종속되어 오히려 삶은 더욱 팍팍하게 느껴진다고.... 바로 동의가 되더군요.

사실 전 세계 어느 경제학자든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완벽하다고 보는 이들은 없습니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을 본 칼 마르크스는 사회주의 경제를 주장했고 그 외 수많은 이들이 수정 자본주의, 국가사회주의 경제 등을 내세웠습니다. 사회주의와 맞서기 위해서라도 자본주의는 나름의 진화를 거듭했고 노동자에 대한 복지, 최저임금, 안전 시스템, 주 40시간 노동제 등을 그나마라도 가져 올 수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 경제가 지닌 모순은 심대합니다.

경제학자이면서 작가로도 활약 중인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의 저서, '시간을 팝니다 T마켓'은 자본이 노동자 대부분의 시간을 어찌 속박하고, 그 틀에 구속시키는지를 메타포 적으로 폭로한 소설입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인간주의적인 '자본주의'를 제시하고 있구요.


결국 이대로 자본의 속성을 따라간다면 개인의 시간이 속박 당하는 문제뿐 아니라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대공황 같은 재앙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짧은 분량인데다가 워낙 유쾌, 명쾌하게 기술되어 있어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 소설입니다. '시간은 돈'이란 명제는 일찍부터 있어 왔지만 이러한 시간에도 상대성 이론이 존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본가의 입장에서 노동자의 시간은 끝없이 관리되어야 하고 임금을 매개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야 하는 대상이 되겠지만 우리 사회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자 들의 입장에서 시간이란 자신을 연마하고 취미 생활도 해야 할 휴식이란 개념입니다.

대통령부터가 주 몇 백 시간 노동 드립을 치는 이 나라에서 이러한 소설이 가지는 비판 의식은 엄연히 큰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모두가 공멸의 길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보다 더 나은 인간주의적 경제 시스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소설책이지만 잘 쓰여진 경제학 서적 한 권을 읽은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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