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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문어 - 이선주 장편소설
이선주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이선주 작가의 장편소설 무지개 문어는 '환경 소설'이라고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소설적 재미는 차치하고라도 읽는 내내 지구가 처한 기후 문제, 환경 오염 문제 등이 적나라하게 다가오는 소설입니다.
작가가 얼마나 환경과 인류의 지속적 생존에 관심이 많고 방대한 지식을 쌓아왔는지를 소설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공 문탁호.. 20대 청년의 모습으로 국내 굴지의 기업의 신입 사원으로 근무 중이지만 실은 바다에 살던 무지개 빛 문어의 변신체입니다. 오염이 지속되는 바다에서 친한 친구들을 잃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지로 올라온 것이죠. 특유의 긍정적 사고와 인간에 비해 빠른 인지 능력을 발휘하여 빠르게 회사에서 입지를 굳혀 갑니다.
그러나 인류의 뻘짓과 환경 문제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빌런 들은 현실 뿐 아니라 이 소설 속에서도 엄연히 존재하고, 그들이 버려 놓은 지구는 엄청난 홍수와 대가뭄, 탄소 배출에 의한 기후 위기 등을 끝없이 터트립니다. 탁호가 어느 정도 해결하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생명체 하나가 이를 막기엔 너무나 늦어버린 상황이 다가오게 됩니다.
사실 우리가 누리는 일상 생활, 타인과의 교류, 그런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소소한 행복 등은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구라는 존재가 온전할 때만이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는 3년 가까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했던 코비드19 시기를 겪어 봤고 대규모 환경 오염은 이에 비할 바가 아님을 더욱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나 이윤만을 노리는 기업, 극우 단체처럼 환경에 전혀 관심 없는 원초적 빌런도 존재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단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이 소설은 바로 이러한 지점부터를 정확히 짚고자하는 소설입니다.
환경 문제가 소설의 저변을 이루고 있지만 수상동물인 문어가 인간으로 변신해 좌충우돌 살아가는 판타지적 요소, 아기자기한 요소 들 또한 가득찬 소설입니다. 소위 '읽는 재미' 또한 갖추고 있다는 뜻이죠. 교훈도 얻고 재미도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