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슭에 선 사람은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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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을 넘기고 있는 일본의 중견 작가 데라치 하루나의 소설, '강기슭에 선 사람은'... 은 인간의 상호 이해를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이해에 근접하고자 하는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러한 노력조차 포기하거나 자신의 주관으로만 남을 보려 할 때 많은 오해가 발생합니다. 이는 타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로 이어지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전 사회적 문제로 치환됩니다.

작품 속 여주 기요세의 남친이 자칫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었던 폭력 범죄가 얽혀 있는 등 꽤 심각한 소재가 될 수도 있었던 사안을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살펴 갑니다.

'강기슭에 선 사람은 바닥에 가라앉은 돌의 수를 알지 못한다'라는 말은 소설 속에 여러 차례 인용되는 귀절입니다. 말 그대로 타인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사정을 파악하긴 어렵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귀절이죠.

기요세는 난독증이 있는 절친에게 글을 가르치고자 했던 남친 게이타도, 성인 ADHD가 있어 직장에서 실수를 연발하고 책임 없는 태도를 보이는 시나가와도 자신의 기준으로만 바라 보면서 오해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그렇다고 주인공 기요세가 딱히 문제 있는 인물인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지만 자신의 주변 일만큼은 어떻게든 헤쳐 나가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인간에 대한 신뢰 또한 가지고 있구요.

그럼에도 그녀가 저지른 오해와 실수를 통해 소설 속 서사는 꽤나 답답하게 흘러갑니다. 그렇지만 이를 통해 그녀는 한층 정신적 성장을 이뤄 냅니다. 이 과정을 읽어 가면서 독자는 힐링을 느끼게 되구요.

잔잔하게 흘러가는 소설이지만 읽는 재미는 꽤나 급하게 흘렀던 작품입니다. 결론에 다가서면서 상쾌한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작가의 작품 들이 '읽는 디톡스'라고 괜히 불리워지는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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