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의 흑역사 - 인간은 믿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다
톰 필립스.존 엘리지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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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무언가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마치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여 나오는 모든 '개소리'를 칭하는 표현입니다. 물론 후일 사실로 판명되는 썰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말 그대로 썰에 그치거나 그럴듯한 음모론일 뿐입니다.

인간은 인지부조화, 확증편향 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에게 마뜩치 않은 정보는 거르고, 유리한 의견만을 정설처럼 받아들이는 동물이죠. 당연히 썰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음모론에 경도되기 쉬운 존재이죠.

이 책은 지금까지도 유구하게 이어지는 '일루미나티' 음모론을 분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코비드 시대에 나왔던 백신 무용론, 배후론 등을 비롯한 여러 썰 들에 대해 통렬한 분석과 비판을 가합니다.


바이든이 날리면으로 들린다는 사람은 그저 멀리하면 될 존재입니다. 개개인적으로 보면 그냥 좀 이상한 사람일 뿐이죠.. 그렇지만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둔갑시킨 것은 배후의 좌파 세력이다...라고 주장하고 이에 동조하는 순간 이것은 음모론과 썰이 되어 버립니다. 어느새 이를 굳건하게 믿는 자들이 생겨나고 자신의 주장에 반대하는 이들에겐 좌파니 빨갱이니 하는 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하는데서 썰의 문제점은 시작됩니다. 사회를 분열시키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상황을 낳게 되는 것이죠. 이들은 스스로를 경건한 자, 보수의 기치를 지키는자, 반공주의자 등으로 포장하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은 무조건 신을 배격하는 자, 철없는 자, 빨갱이 등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큽니다.

일루미나티 음모론 자체도 프랑스 혁명을 보고 두려움에 빠진 왕당파와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이 되지도 않는 사실을 가지고 온갖 포장해낸 것임을 저자들은 냉소적으로 파헤칩니다.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미국에서 트럼프가 낙선한 후 벌어진 우파의 폭동 자체도 선거 자체가 부정 선거이며 이 배후에 사회를 혼란케하려는 일루미나티 같은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배경입니다.


썰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특성은 자신의 믿음을 입증하기 위해 더욱 더 그 썰과 음모론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유튜브 등에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극우 논리를 끝없이 재창출해 냅니다. 물론 극좌적인 이들 또한 이런 확증편향에서 자유롭진 못합니다.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죠..

어쨌든 우리 사회에 난무하는 온갖 썰과 유언비어, 음모론이 어떻게 생성되고 확장되고 추종자들을 양산해 내는지 정말 예리하게 분석한 책이었습니다. 저자 들이 역사상 존재했던 온갖 썰에 대해 실체를 밝히고 반박하는 내용은 정말 재미있기까지 하더군요.. 수없이 많은 정치 유튜브 중독자 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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