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 온 세상 작은 존재들과 공존하기 위해 SF가 던지는 위험한 질문들 내 멋대로 읽고 십대 9
김보영.이은희.이서영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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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기발한 내용을 갖춘 책입니다. 처음 제목만 보고 그저그런 SF 소설인줄 알았는데 첫 장부터 제 기대를 배신(?)하더군요...

김보영, 이은희, 이서영 등 세 명의 저자가 공저한 이 책은 최근 한국 사회를 달구고 있는 이슈를 담은 일종의 담론입니다. SF 작가들이야 원래부터 기존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클리세를 깨는 것부터 자신의 창작을 시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소수자, 여성 인권, 환경, 가상세계, 온갖 혐오, 음모론 등을 그야말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다뤄내지만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하는 내용 역시 아닙니다. 물론 백신 음모론이나 성소수자 혐오 등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한 시각을 견지합니다. 반대편 시각을 가진 이들의 입장으로 본다면 다소 불편한 내용의 서적이겠죠..

이 책은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란 전작의 후속작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의인화된 외계인 고양이 들이 등장하고 막장화된 인류를 저버리고 지구를 떠나려고 하는 상황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을 지구에 계속 남아 있게 하는 것은 자그마한 서점에 모인 생물학자, 작가, 사회운동가, 그리고 이들의 담론 토론을 정리하는 서점 직원의 몫이 되어 버리죠..

우리가 익히 읽었거나 최소한 제목만큼은 알고 있는 각종 SF 서적 들이 많이 소개됩니다. 특히나 그간 생소했던 한국 작가들의 SF 창작물이 많이 등장하기에 더욱 즐겁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SF 창작물이 지향해야 할 점은 사실 명확합니다. 현실 세계가 다룰 수 없는 부분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죠. 타임슬립이나 외계인 침공 같은 부분도 물론 주요 소재가 될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 우리를 억압하는 여러 기재들을 깨나갈 수 있는 내용을 다루는 것 역시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SF라고 볼 수 없는 조지오웰의 1984나 기득권 세력에 저항하는 이들을 그려내고 영화로까지 제작된 헝거게임 시리즈 같은 소설이 큰 의미를 가지는 가지게 된 것과 일맥상통하죠.

이 책을 읽으면서 SF 소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공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기발하면서도 내용 자체도 모두 갖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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