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ㅣ 실버 센류 모음집 1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센류..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17개 음으로 구성 된 짧은 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특히 풍자나 익살이 특색이라고 하니 일단 보는 이들이 읽고 재미를 느끼는 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 사단법인 전국 유료 실버타운 협회에서 펴낸 센류 모음집답게 이 책은 소위 '실버 센류' 들이 소개됩니다. 즉, 나이 듦을 재치있게 풍자하는 센류 모음이죠.
젊음이 벼슬이 아니 듯 늙음 또한 형벌이 아닙니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겪어야 할 생명의 순환 과정이죠. 나이 들어가면서 서서히 둔해 지고 자주 아프게 되는 몸을 느끼는 것은 그닥 유쾌한 일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비관적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88개의 센류는 노화조차도 긍정적이고 유쾌하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실버 세대 및 이를 바라보는 일부 젊은 세대의 재미난 풍자가 가득 차 있습니다.
누구나 사랑을 하게 되면 심장이 쿵쿵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근데 사실을 알고보니 노화에 따른 부정맥에 의한 심장 박동 부작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이겠습니까.... 짧은 시 하나에 엄청난 유머가 숨어 있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시 한수한수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정독했습니다. 일본 센류를 모은 번역책답게 우리와는 반대로 좌에서 우로 책장을 넘기며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역시 특이했습니다.
노화를 대하는 자세 뿐 아니라 세상 모든 만사를 접함에 있어 이러한 여유와 유머를 가질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도 더욱 보람차고 즐거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현재 한국도 일본이 간 길을 따라 노령화가 급속히 전개되는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이구요. 노인들이 보이는 안좋은 모습만이 종종 부각되며 세대 갈등의 요소도 분명 존재하지만 충분히 젊은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실버 센류 같은 유머도 함께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