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경제학 - 음식 속에 숨은 경제 이야기
시모카와 사토루 지음, 박찬 옮김 / 처음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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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이기도 하거니와 생존을 위한 필수 행위이기도 합니다.

또한 세계화가 거의 완성된 현 상황에서 '먹는 것'은 단지 인간 개개인의 행위일 뿐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행태를 이루는 단위가 되었습니다.

경제학 박사인 시모카와 사토루 교수에 의해 집필된 '먹는 경제학'는 우리의 식사 한끼한끼가 어떻게 경제학적 의미를 지니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책이죠. 경제 관련 서적치고는 정말 쉽게 술술 읽힙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보는 수준이란 건 아니고 풍부한 사례와 익히 알려진 경제 이론을 대입하기에 큰 어려움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일관된 흐름을 보자면 미국 등 선진국 국민을 위한 쇠고기를 위해 수많은 개발도상국과 환경 자체가 희생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 많이 강조됩니다. 재벌이라고 하루 열끼를 먹는 것도 아니고 빈국의 국민이라고 하루 한끼만 먹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먹거리엔 분명 국력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소 한마리에 들어가는 사료의 양은 빈곤국 국민 수십 명을 먹여 살릴 수 있을 정도이며 소 한마리가 생산하는 오염 물질은 차량 수십대가 끼치는 영향에 필적합니다. 미국인의 40%가 칼로리 과잉섭취에 따른 비만에 시달리는데 빈국에선 여전히 굶어 죽어가는 이들이 상당하죠..

미국이 주도한 미중 무역 전쟁은 중국이 대두 수입 국가를 브라질로 돌리게 됨으로써 아마존 열대우림이 매년 큰 폭으로 파괴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세계의 악당인건 분명하지만 이 또한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식량을 둘러싼 분배 경제가 그리 간단치만은 않기 때문이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오히려 농축산물의 최대 수출국이며, 개도국이 오히려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미국 등은 거의 100% 식량 자급화를 이룬 상태이며 잉여 농산물을 상당 부분 개도국, 빈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비싸지 않은 가격에.....


한국에서 농업은 현재 어떤 취급을 받고 있을까요?

주요 선진국이 식량 무기화를 대비하고 자국 농업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있는 국면에서 우리는 정치권이 앞장서 농업 보조금이나 추곡 수매를 줄이는 등 스스로 식량 산업을 위축 시키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답을 찾아내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최소한의 감은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정치적 행위, 투표 역시 그래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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