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문기업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걸로 이를 푸는 이들이 제 주위에도 꽤 많습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만족시킴으로써 주변의 골치거리들을 잠시 잊는 것이겠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그러다 보면 저절로 고민이 잊혀지는 법이죠..

모리사와 아키오의 소설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은 세상에 상처 받은 스물다섯살 여성 에밀리가 엄마의 고향인 작은 어촌 마을에 귀향하여 외할아버지와의 만남,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요리 들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게 되는 그야말로 힐링 스토리입니다. 상당히 완벽한 서사와 재미를 가진 소설이죠.

작가의 작품들 중 영화나 드라마화 된 것이 많습니다. 그만큼 재미나게 글을 쓰는 작가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부엌칼이 주요한 소재로 쓰이는만큼 소설 곳곳에 어촌 마을에서 주로 구할 수 있는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 과정이 자주 등장합니다. 구체적이면서도 재밌게 묘사되어 있어 읽으면서 식욕 또한 자극하게 만드는 소설이죠.

제대로 된 요리는 할 줄 아는게 거의 없던 에밀리는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가는 할아버지를 통해 가족과 함께 만들어 먹는 요리의 소중함, 그리고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차츰 깨닫아 나가게 됩니다. 또한 할아버지가 애지중지하는 작은 부엌칼을 직접 갈면서 이에 얽힌 사연에 조금씩 접근하게 되죠.

대개 힐링 스토리에는 감동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어설픈 서사로 제대로 된 감동을 끌어 오긴 어렵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 들도 많아졌지만 독자의 수준과 눈높이 또한 상당히 높아진 상태이니까요. 그렇지만 이 소설은 나름 높아진 제 기준 또한 충분히 만족시키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닥 정감 가지 않던 캐릭터였던 에밀리를 소설이 끝나는 시점에선 강하게 응원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으니까요... 더군다나 출장 다녀와 피곤했던지라 없던 식욕도 강하게 자극 받았던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