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의 살인자
시모무라 아쓰시 지음, 이수은 옮김 / 창심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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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발달과 온라인 정보 검색이 활발해짐에 따라 그 부작용으로 개인 정보 노출 또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소위 '신상 공개'가 공공연해진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죠.

이와는 조금 다른 성격이지만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이가 나와 같은 동명의 인물이라면 나는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까요? 단순히 농담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범죄자를 향한 혐오와 비난이 오롯이 나에게 향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왠지 모를 선입견의 대상이 되기도 하겠죠..

왕따 문화가 최초로 형성된 일본 사회 역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시모무라 아쓰시의 소설 '내 이름의 살인자'는 바로 이러한 부분을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6살 소녀를 잔인하게 칼로 난자하여 죽인 살인자 오오야마 마사노리... 그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지만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은 주변의 냉혹한 시선을 마주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진범이 당시 16세의 소년범이었던 관계로 불과 7년 만에 석방되게 되면서 동명인들은 더욱 큰 고통에 직면하게 되죠..

결국 마사노리란 이름을 가진 10명의 본의 아닌 피해자 들이 모임을 결성하여 진범 마사노리를 쫓으려 합니다. 그의 얼굴을 비롯한 신상을 분명하게 공개하여 자신들은 그와 전혀 다른 사람임을 입증하려 하는 의도에서였죠.. 그들의 의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님 또다른 복선과 반전이 존재할련지...

미스터리 성격보다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소설이었지만 이에 이르는 과정은 왠만한 추리 소설 못지 않은 긴장감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엽기적 살인이나 아동 관련 범죄 등 추악한 행위를 저지른 이들의 신상은 차츰 공개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비도덕적 행위를 저지른 이들의 신상 역시 온라인에서 종종 털리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에 통쾌함을 느끼고 비난의 대열에 가세하곤 하죠..

하지만 그 범죄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잘못된 신상털이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라면 과연 이런 행위가 어떻게 다가올지는 명약관화합니다.. 비록 소설 속의 일이었지만 실제 현실 속에서도 능히 발현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점 인권이 중시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인권 역시 어느 정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중용적 자세를 가지고 이런 문제를 대해야 할지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고민이 됩니다. 이 소설은 나름 무언가를 제시해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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