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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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 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 중의 하나입니다. 대상 수상작은 물론이거니와 후보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작가의 문학적 성취를 엿볼 수 있는 상이죠.

오늘 리뷰할 소설은 아니지만 정보라 작가는 작년 '저주 토끼'란 작품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역량 있는 소설가입니다. 그녀의 4년 만의 신작, 고통에 관하여... 안읽어 볼 이유가 없는 소설입니다.


근미래 시대,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면서 부작용까지 없는 진통제가 드디어 개발됩니다. 인류에겐 또 하나의 도약이었지만 인간은 고통을 통해서만 구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사이비 종교 단체에겐 그 반대의 결과였죠. 결국 종교 단체의 테러가 제약 회사에 가해지고 12년 후 종교 단체 지도자 들이 하나하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는 형사들이 등장하는 추리물 형태를 갖추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작품입니다. 제약회사 관계자들, 종교 단체 신봉자들, 그리고 소설 끝에서야 정체가 밝혀지는 의문의 존재가 얽히고 얽히면서 작품은 보다 철학적인 문제에까지 접근하게 됩니다. 가정폭력, 성소수자끼리의 결합이 자연스레 서술되고 초월적 외계 존재까지 등장하는 등 그리 두꺼운 분량이 아님에도 작품이 던져주는 스펙트럼은 무척 다양합니다.

뭐 사이비 종교는 소설 속에서도 현실 못지 않은 막장스런 모습을 보입니다.


묘한 매력이 넘치는 소설입니다. SF적인 요소 역시 듬뿍 담고 있어 이 장르를 선호하는 저에게는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일단 손에 잡고 보니 끝을 보고야 말았네요.. 고통을 느낄 수 없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이란 존재와는 조금 벗어나겠지만 여전히 난치병으로 인한 신체적 통증과 고통에 의해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해서 이런 약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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