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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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시프 스탈린...., 레닌의 뒤를 이은 소련의 지도자였던 인물입니다. 파시즘에 맞서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공이 있는 인물이지만 피의 대숙청을 감행하여 수십 만명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냉혈 독재자의 이미지가 더욱 강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임야비의 가상 역사 소설인 '악의 유전학'은 바로 이러한 악인이 어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유전학, 우생학을 소설의 주된 소재로 이용하여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실제 우생학은 나찌즘 치하에서 국가 시책으로 시행되기도 했고, 유전학은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스탈린 통치 시대 농업 분야에서 소련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죠. 이를 총괄하던 유전학자가 바로 리센코라는 인물인데 작가적 상상력을 활용해 스탈린 이전의 인물로 설정해 놓았습니다. 실제 역사에서 그의 라이벌 격이었던 바빌로프가 그의 오른팔로 설정되었습니다.


제정 러시아 시대, 추위를 타지 않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 극한의 추위를 자랑하는 시베리아 오지에서 500명의 고아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실험이 자행됩니다. 매일 오랜 시간을 얼어 붙은 호수 안에 이들을 몰아 넣어 추위에 대한 내성을 키운 후 이들을 교미 시켜 추위를 느끼지 않는 새로운 인종을 탄생시키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들마저 예외가 아닙니다. 당연히 아이들 대부분은 심장마비나 동상, 폐렴 등으로 죽어나가고 살아 남은 소수 역시 생존의 위험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들 중 하나인 케케가 스탈린의 모친이 된다는 신선한 설정입니다. 정적 앞에 한없이 냉혹했던 스탈린의 출생 배경이 밝혀지는 것이죠.. 그리고 스탈린의 부친이 과연 누구였는가에 대한 반전 역시 다소 충격적인 상상력 하에 펼쳐집니다.

대체 역사물에 가까운 소설이지만 스탈린이나 알렉산드로2세 등 역사적 인물 들이 등장하기에 핍진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실제 스탈린의 어록이 소설 곳곳에 인용되기도 하구요.


인류를 우성과 열성으로 구분하여 차별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고자 하는 시도는 역사 곳곳에서 있어 왔습니다. 이는 끝내는 홀로코스트나 인종 청소의 빌미가 되어 왔죠.

비단 과거 독일이나 일제, 소련 뿐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인종, 성별, 성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판국입니다. 이러한 그들의 시도가 이 소설 한 편에 적나라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읽는 재미 또한 상당한 소설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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