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작가 중에 이 분만한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는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독자의 구미에 맟춘 소설 들을 딱딱 생산해 주는 작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입니다. 다양한 장르를 다루지만 아무래도 그의 장점은 결말을 짐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추리 소설에 있다고 봐야겠죠. 전형적인 트릭에 맞춘 정통 추리 소설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그가 만들어낸 서사는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가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죠.
용의자 엑스의 헌신이란 소설과 영화로 처음 그를 접한 후 저 역시 그의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번에 읽은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는'는 가면산장 살인 사건에 이은 소위 '산장물' 추리 소설입니다. 외딴 산장을 배경으로 한 일종의 밀실 추리물이죠.
연극 오디션에 합격한 7명의 배우 들이 일종의 워크숍으로 찾게 된 어느 산장,. 3박4일간 그들은 고립되어 있어야 하는데 실제 몇 명이 살해 된다는 설정을 하고 배우들이 실제인양 추리를 하고, 이 경험을 토대로 연극을 올리려는 중입니다. 그렇게 한두 명씩 사라지는 배우들.. 처음엔 설정이려니 했던 남은 이들은 어느새 이것이 진짜 살인일 수도 있다는 현실에 부딪히게 됩니다.
과연 이들을 노리는 자는 누구이고 이들 중에 범인이 있다면 과연 누구일까요..
역시나 게이고답게 90%를 읽어가는 시점까지 범인을 딱 잡아 유추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나머지 10%에서 아주 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해 주네요.
그의 기존 소설 들과는 다르게 살짝 해피엔딩(?)식으로 마무리되는 결말도 나름 괜찮았고 어찌 보면 가면 산장 살인 사건의 순한 맛 버젼이라고도 볼 수 있었던 듯 합니다. 그렇다고 재미까지 다운그레이드 된 건 아니라서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신작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기존에 발표 되었던 소설 들도 역시나 꾸준하게 표지를 바꿔가면서 나오고 있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덕분에 혹 놓치고 갔던 그의 소설이 있을지라도 언젠가도 차곡차곡 리스트의 여백을 메꿔 나갈 듯 합니다. 이번 소설 역시 몇년 뒤 다시 집어 들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