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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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넬슨 스필만의 이 책은 가문에 얽힌 저주를 배경으로 여행기, 로맨스가 결합된 상당히 재미난 장편 소설입니다. 제목 자체가 상당히 도발적인 '토스카나의 저주 받은 둘째 딸들' 입니다.

지독한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진짜로 내려진 저주인지 이 가문의 둘째 딸들은 세기를 뛰어넘는 세대 동안 제대로 된 로맨스나 결혼을 하지 못합니다. 이를 깨고자 하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본인의 요절로 사랑이 끝나버리곤 하죠.

주인공 아멜리아 역시 둘째 딸이며 할머니와 언니의 가스라이팅에 가까운 푸대접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서른을 목전에 둔 그녀에게 어느날 이모 할머니인 포피로부터 사촌인 루시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제의 받습니다. 어떤 사유로 인해 가문의 공적(?)이 되어버린 포피, 뇌종양으로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는데 무려 59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간 헤어져 있던 연인을 이탈리아에서 재회하려고 합니다. 성공할 경우 자연스레 둘째 딸들에게 내려진 저주 또한 깨어지게 되는 것이죠..


저주를 깨는데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행에 동참하게 된 아멜리아.. 살아가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모험을 겪게 되며 그간의 자포자기 했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 3대에 얽힌 비밀까지 밝혀내게 되죠. 어느 순간부터 예상되는 반전이었지만 그럼에도 감동적인 마무리임엔 틀림 없습니다.

주인공 격인 아멜리아, 포피, 그리고 루시까지 3인의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1960년 대 20대 초반의 나이로 불꽃 같은 사랑을 했던 포피의 사연은 상당히 감동적이기까지 하죠. 결국 소설의 핵심은 짧게 끝났지만 마침내 나이 여든이 되어서야 사랑을 완성하고야 마는 포피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둘째 딸로서의 무기력함을 벗어나 성장을 거듭하게 되는 손녀 들의 이야기가 뒤를 받치죠..




또한 이 소설의 매력은 베니스-피렌체 등을 잇는 이탈리아 여행 일정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입니다. 잘짜인 여행기를 읽는 느낌 또한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곳을 여행해 본 분들이라면 확실하게 공감하는 묘사가 많지만 안가본 이들에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주는 책입니다.

해외 출장 중 비행 시간을 이용하여 읽었는데 600페이지에 가까운 장편 소설이지만 워낙 흥미진진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어 비행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더군요. 독서등까지 따로 켜가며 읽었던 책입니다. 그야말로 재미와 감동을 함께 가진 소설이었다고 평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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