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구한 라이프보트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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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앨봄, 나름 애정하는 작가입니다. 기록 문학인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로 그의 글을 처음 접한 후 나오는 책마다 거의 빠짐 없이 구해 본 작가이기도 하죠. 화려한 미사 여구 구사 없이 담담하게 풀어가는 문체가 특징인데 오히려 그래서인지 결말부의 감동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축적되게 만드는 작가입니다.


신을 구한 라이프 보트.. 제목부터 스포일링이 뿜뿜 솟네요.. ^^ 원제는 'The Stranger in the lifeboat' 입니다. 호화여객선이 침몰한 후 좌초 당한 구명 보트에 간신히 탑승하여 살아 남은 생존자 10명, 바다에 표류하던 한 인물을 구하게 되는데 그는 스스로 '신'을 자처합니다. 초반부터 다소 황당한 설정입니다. 그렇지만 읽는 독자에겐 한껏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스토리 전개죠.

그 신이라 주장하는 이는 누구에겐 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우연일 수 밖에 없는 행위를 벌입니다. 죽어가던 승객을 하루 동안 정신 차리게 하거나 식수가 떨어지자 잠시 비를 내리게 하는 이적이죠.. 과연 그는 스스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신이 맞을까요? 아니면 표류하면서 정신이 나간 사람일까요..


신(?)을 태웠음에도 생존자 들은 하나둘씩 부상과 파도에, 그리고 상어에 희생 당하게 되고 마지막엔 그들의 표류기를 기록한 벤지 혼자만이 남게 됩니다. 이야기는 그가 남긴 기록을 보게 되는 카리브해의 작은 섬 보안관의 사연과 교차되면서 진행됩니다. 그 또한 4살짜리 딸을 비극적으로 바다에서 잃게 된 아픔이 있는 인물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새 서로 연결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이 연결되는 시점에서 작가인 미치 앨봄의 저력이 구현되기 시작하죠.. 내용에 대한 한없는 동감과 나름의 감동이 함께 하는 소설입니다.


그 배에 탄 인물이 과연 신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사실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소중한 이를 잃은 고통을 겪은 인물 들이 서로에게 치유가 되고 있고 그 소중한 이와 함께한 시간만큼은 결코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감동이 있기에 재미 또한 넘치는 소설이었습니다.

평론가들의 말대로 이번에도 미치 앨봄은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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