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월드
야즈키 미치코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누군가를 직접 보고 물어볼 때 남녀가 평등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서로의 젠더를 공공연히 욕하고 멸시하는 행위는 주로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행위자라 칭해지는 이들은 소위 방구석 찌질이 들이죠..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자각하건 자각하지 못하든 남녀 차별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여성가족부를 없애느냐 마느냐 하는 것으로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 역시 남성으로 태어나 성장해왔기에 여성들이 바라는 젠더 감수성에선 한참 떨어지는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나는 안그런다 생각하지만 자연스레 성별로 무언가를 나누고 차별하는 행위는 저에게도 만연해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경제규모로 10위 권 안에 든다는 한국의 남녀 차별과 격차를 조사한 결과는 100위 권입니다.. 무언가 잘못된 방향인 것은 틀림 없습니다.


야즈키 미치코.. 1970년에 태어났습니다. 한국보다 GDP 규모가 큰 일본이지만 남녀 차별은 오히려 한국보다 순위가 더욱 뒤져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본에서 작가가 느꼈던 차별과 불평등을 미러링 기법의 판타지 소설로 탄생시켰습니다.

남녀 역전... 즉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 정치, 사회, 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체는 대부분 여성이며 남성은 이런 여성의 보조격인 이들로 등장합니다. 장래 희망이 남편이거나 결혼하면 당연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 양육과 아내를 위한 내조에 힘써야 하는 존재들인 것이죠.. 여성은 가정 내에서 주도권을 가지며 남성은 온갖 성희롱의 대상으로 여겨집니다..

소설은 크게 3인의 등장인물로 이뤄집니다.

교사로 일하다 결혼 후 전업주부(主夫)로 살아가는 요시오.. 교사이지만 늘상 남성을 차별하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이발소에서 장인의 일을 돕는 겸업주부 류지... 가정에 무관심한 경찰관 아내를 두고 있습니다.

역시나 전업주부인 스스무... 스스로 보수라 여기며 정치에 무관심하며, 남자이면서도 남성 평등을 주장하는 이들의 주장을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자신의 아들이 여성에게 성폭행 당한 일을 겪게 되면서 극적인 변화를 하게 되는 인물입니다.


여전히 사회에 여남 차별이 극심히 존재하는 세상이지만 이러한 사회에서도 젊은이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서로 상대방의 성을 존중하고 평등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등장하고, 성소수자 역시 배려하는 이들이 나오게 됩니다.. 희망을 갖게 만드는 소설이죠..

이렇게 꽤나 극단적이지만 남과 여의 입장을 역전시켜 묘사한 소설이다 보니 그간 우리가 경험해 왔던 성간 불평등한 모습이 더욱 극명하게 느껴졌습니다.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 왔던가 조금이라도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