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려와 거란은 무려 30년에 걸쳐 3차례 국운을 건 전쟁을 치루게 됩니다. 고려의 입장에선 삼국을 통일한 이후 100년이 채 안된 상태에서 최초로 겪게 되는 큰 규모의 대외 전쟁이었죠.. 후일 요나라라고 불리우게 되는 거란은 당시 동북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한 나라였습니다. 발해를 순식간에 멸망시킨데다가 중원을 통일한 지금의 중국이라고 할 수 있는 송나라조차 2차례 큰 패배를 기록한 후 요의 조공국을 자청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렇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게 고려는 상당히 쌈질에 능한 국가였습니다. 절대 왕권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지방 호족 들이 사병을 양성하여 보유한 상태였는데 이는 역으로 항상 싸울 준비가 된 상비군이 보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교과서나 단편 지식으로 여요 전쟁을 알긴 했지만 길승주 저자의 이 책만큼 당시 전쟁을 자세히 그려낸 책은 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딱딱한 학술적 자료도 아니고 소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스토리에 신경써 집필된 책이었습니다.

어쨌든 1차 여요 전쟁은 서희의 협상에 의해 종결되었습니다.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게 당시 고려는 서희의 협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규모 회전을 치룰 만반의 준비를 갖춘 군사 작전을 병행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단지 말로서만 거란을 물리친게 아닙니다.

2차는 개경을 빼앗기고 현종이 나주까지 몽진해야 하는 수모를 겪긴 했지만, 양규 등의 활약으로 거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었습니다.

3차는 우리에게 익숙한 강감찬 장군의 구주 대첩이 있었던 전쟁이고 완벽한 고려의 승리로 마무리 된 전쟁입니다. 거란은 이후 다시는 고려를 넘볼 수 없었고 차츰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여진, 몽고가 틈새를 비집고 돌출하게 되죠.




한마디로 이 전쟁은 동북아의 역사를 바꾼 큰 규모의 전쟁이었고 한반도에 속한 국가가 자신만의 힘으로 대륙 국가의 침입을 대규모 회전을 통해 이겨낸 마지막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역사에서 중요하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취급되어야 할 전쟁이기도 합니다. 당시 거란은 전혀 허접한 국가가 아니었고 중국 역사에까지 남게 되는 뛰어난 영재 들이 총 집결한 전투였기도 합니다. 그런 거란을 상대로 고려는 당당히 승리를 쟁취해 냈습니다.

담담하지만 재미있게 읽히는 문체였고, 삽화나 자료 화면이 들어가 한결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현종, 서희, 강감찬 정도로만 기억되었던 당시의 영웅들에 양규, 김숙흥, 강민첨 등 훨씬 많은 고려의 인물들을 더할 수 있었다는 것 역시 책을 읽고난 성과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