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소설
앙투안 로랭 지음, 김정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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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부커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에 꼽히는 콩쿠르상.. 여기에 노미네이트 된 소설 '설탕꽃'을 배경, 아니 그 소설 자체가 주인공이 되어 버리는 특이한 미스터리 소설.. 바로 익명 소설입니다.

이미 작가인 앙투안 로랭은 역시나 유수한 문학상으로 꼽히는 랑데르노상을 이미 수상한 작가입니다. 익명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 심지어 판타지 소설로도 구분할 수 있겠지만 주된 내용은 프랑스 출판업계의 현실을 그려내는 드라마 소설로 보는게 맞을 듯 합니다.


어느날 프랑스 유수의 출판사에 투고된 신인의 첫 소설 '설탕꽃'... 등장부터 화제를 모으며 곧 베스트 셀러에 오르게 되고 그해 최고의 문학 작품을 꼽는 콩쿠르상의 유력 수상 후보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문제는 이 소설을 쓴 작가를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더욱 미스터리한 것은 이 소설에 나온 살인 장면 그대로 이미 두 건의 살인이 발생했고 또 다른 두 명의 죽음이 예고되어 있다는 사실이죠..



굉장히 재미있는 플롯으로 짜여진 책이었습니다. 살인 사건의 이면에 3대에 걸친 한 가족의 비극이 있었고, 누군가의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생명'을 얻게 된 소설이 스스로 그 내용을 실현하게 된다는 전개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소설은 그 자체가 작가의 처절한 창작의 산물입니다. 99%의 인류는 책을 써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나머지 1% 중에서도 소수의 사람 들만이 자신의 이름으로 나온 책을 볼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그들 중에서도 콩쿠르상 등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이들은 더욱 소수가 되겠죠...

거기까지 갈 수 있는 문학작품이 있다면 정말 작가가 스스로의 영혼과 육체를 갈아 넣어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판 시장의 내막을 나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어떻게 하나의 소설이 생명을 갖게 되는 것인가를 생생히 간접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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