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나라 이야기 - cat country
라오서 지음, 이행선.왕방 옮김 / 바른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거의 100년 전에 쓰여진 라오서의 소설, 고양이 나라 이야기... 집필된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굉장히 유의미한 교훈과 의미심장한 은유가 가득차 있음을 절로 느끼게 한 작품입니다. 지금 우리의 현재에 대입해 보더라도 공통적인 분모를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라오서는 1966년 타계한지라 중국 공산당의 대표적인 뻘짓으로 꼽히는 '문화혁명'을 직접 경험하지도 않았고 그의 작품들은 국공 내전 종료 이전에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소설에는 마치 문혁 이후의 중국의 암흑기를 예언이라도 하듯 묘국의 혼란하고 어이 없는 사회상을 여과 없이 그려내고 있더군요..


이 소설의 화성에 존재하는 고양이 나라, 소위 묘국의 멸망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SF 소설의 형식이지만 한 나라의 국격이 지도자에 의해서건 국민에 의해서건 어떻게 순식간에 무너지고 결국 망국에까지 치닫는가를 분석해 낸 정치 소설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가 그려내는 묘국의 모습은 한마디로 경천동지할 정도입니다. 늙은이들은 전통을 숭상한다는 명분 하에 수구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려 하고 소위 진보라 볼 수 있는 젊은이들은 외국의 사상을 여과 없이 받아 들여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는 명분으로 활용할 뿐입니다.


황제는 어리석은데다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고, 교육은 이미 무너져 젊은 인재 들은 더 이상 배출되지 않습니다.

홍위병이 난무하던 중국, 잘못된 지도자를 선택함으로써 국민 스스로 댓가를 치뤄야 했던 나찌 치하의 독일이 절로 연상됩니다. 국격이 순식간에 사라져 외적의 침입에 속수무책인 결과를 낳았다는 결론부를 보면서 왠지 현재의 우리 나라의 모습도 대입되더군요..

20세기 초반의 상황에서 어찌 이런 정치 풍자 소설을 멋드러지게 풀어 놨는지 라오서의 필력에 계속 감탄하게 됩니다. 중국의 3대 문호로 당연히 꼽힐만한 작가입니다.


비록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지만 고양이 나라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무언가 해보고자 했던 인물 들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미 그릇된 이상과 행동에 경도된 대다수 고양이 나라 정치인과 국민들에게 이들은 오히려 증오의 대상으로 남을 뿐이었습니다.

바른 말을 전하는 이들은 오히려 고소고발을 당하고, 괴롭힘에 시달리는 작금의 우리 정치 세계..... 편가르기와 무능함 밖에는 없는 정치인 들을 무조건 쉴드 치고 나서는 일부 무리들.....

라오서는 그것까지도 궤뚫어 보았던 작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