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중 한 편으로 나온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는 '죽음'을 소재로 한 톨스토이의 단편작 3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세 죽음' 한 편을 빼곤 전혀 읽어 보지 못한 소설 들이었습니다.
말년에 종교에 깊게 귀의한 톨스토이이기에 그의 작품 경향은 전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신과 종교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실존을 정확한 관찰자적 시점에서 다루면서 아주 은근하게, 때론 우화스런 방식으로 기독교적 사랑과 사상을 설파합니다. 전모 목사 같은 현재의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과 명확히 다른 점이죠..
앞에 수록된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주인과 일꾼'은 죽음에 직면하게 된 인간의 모습이 정말 세세하고 적나라하게 그려집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우울하거나 죽음에 끝까지 발악적으로 저항하는 모양새가 결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