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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3년 3월
평점 :
저자인 이동건은 2000년 생, 이제 24살이 된 젊은 작가입니다. 온갖 음모와 모략이 판치는 '우린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2부작으로 구성된 연대 소설의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전작과는 분리된 내용이기에 별개로 읽어도 내용 이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젊은 작가답게 무한한 상상력과 거침 없는 필체가 상당히 인상적인 이 소설은 킬러와 그를 조정하는 전직 정치 검사의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피카레스크 소설이죠..
각자의 욕망을 위해 서슴치 않고 서로를 이용하고 또 배신하고 심지어 죽음까지 선사하는 악역 들이 이 소설에선 적나라하게 등장합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아이까지도 머뭇거리지 않고 죽이는 킬러 박종혁, 그를 이용해 정계의 경쟁자들을 제거해 나가는 검사 출신 이진수... 이들을 둘러싼 여야 정치 세력들...
어찌 보면 서로가 서로를 파멸시키는 단순한 서사의 소설이지만 읽어가는 재미는 꽤 있었던 소설입니다.
스스로를 일반 국민과는 다른 종류의 특권층으로 여기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정적을 제거하는 여야 거물 정치인들의 모습은 현재의 정치인들의 모습과도 오버랩 됩니다. 제 아무리 킬러가, 전직 검사가 판을 주도하고 설치고 다녀도 결국 그들의 거대 정치인 들에겐 장기판의 말 정도일 뿐입니다.
예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허무한 결말이 조금 의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끝맺는 것 또한 나쁘진 않은 마무리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이 소설은 웹툰화, 영상화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문자 매체보다는 영상 매체에서 등장 인물들이 조금 더 입체적 성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들더군요.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