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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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는 좋고 싫고의 문제도 아니고 옳고 그르냐의 문제 또한 아닙니다. 누구나 옳은 편에 서고 싶다지만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세계 질서 하에서 그저 이상적인 생각에 불과합니다.

외교와 통일 문제에 있어서 한 손가락에 꼽히는 전문가로 인정 받는 정세현 박사의 '통찰'은 지금 이 시기 우리 나라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절절한 교훈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북한이라는 이제는 사회주의 국가라기도 뭐하고 세습 왕조 국가로 변신한 실질적 위협 국가와 우리는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우리 딴엔 같은 민족이고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남북한은 유엔도 따로 가입한 별개의 나라입니다.

그리고 핵을 개발했고 ICBM까지 날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 핵이 남한을 직접 노리고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합니다. 평양과 서울의 거리가 200km 남짓인데 이 좁은 한반도에서 핵폭탄질을 해대면 그냥 서로 죽자는 이야기니까요..

일단 13,000키로나 날아갈 수 있는 ICBM을 굳이 개발하고 핵실험보다는 미사일 발사를 더욱 자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맞서고자 하는 대상은 천조국이라 불리우는 미국임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의 입장과 이에 종속된 우리의 일부 정치 세력, 지지자 들의 판단이 제대로 북한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오다 보니 북한 핵억제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부추긴 격이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입니다.

북한은 1960년 대 중소간 갈등이 격화 되었을 때도 어느 한편에 서지 않고 교묘한 중립 외교로 이익을 얻어낸 나라입니다. 1990년대 후반 수십만 명이 굶어죽은 소위 '고난의 행군' 당시에도 그 어느 나라에도 손을 벌리지 않고 그냥 감수해낸 나라입니다. 지도자의 한마디에 모두가 복종해야 하는 왕조 국가니까요...

더군다나 북한경제에서 외부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채 되지 않은 폐쇄 국가입니다.

이런 나라에 그 어떤 제재를 가하고 압력을 가해 봤자 돌아오는 것은 코웃음이고 오히려 핵개발의 가속화를 부를 뿐입니다.

소위 안보를 우선시 하고 미국을 따라 북한 제재에 동참한다는 보수 정권이 남한에 들어섰을 때 북한의 핵실험이 더 많이 집중된 것을 보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저자는 미국 등에 굴종된 외교에서 벗어나 적어도 우리가 주장할만한 합리적 사안에 대해서만큼 자국 중심성을 회복할 것을 강조합니다. 저 역시 적극 동의가 되는 부분이더군요.

사실 중국에서 돈 벌어 미국의 첨단 무기를 사와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중국도 미국도 무시하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평화 국가로 변화할 수 있다면 미국의 방산업체에겐 아쉬운 일이겠지만 우리는 보다 양질의 국부를 창출할 수 있게 되겠죠..

저자의 뜻대로 외교가 흘러갈 순 없습니다. 저자의 의견에도 오류는 있을 수 있구여.. 그렇지만 외교 참사가 반복되고, 미국에 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이기에 중국의 무역 보복이 예상 되는 엄중한 이 시기에 저자의 의견은 단순히 흘러 듣고 넘길 문제는 분명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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