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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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소설의 재미를 따질 때 처음 한번 손에 잡았을 때 어디까지 읽어나가는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위화의 소설 원청... 일단 처음 책을 펴고 거의 끝까지 읽어 내려 간 책이었습니다..

케이블 티비에서 종종 장예모 감독, 공리 주연의 영화 '인생'이란 작품을 틀어줄 때가 있습니다. 1940년 대부터 문화혁명 시기 까지의 중국 역사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푸구이라는 사람의 비극적이고 굴곡진 삶을 담담하면서도 재미있게 그려냈기에 방영할 때마다 다시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자가 이 소설과 같은 '위화'라는 것은 원청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역시나 대단한 작가입니다.


원청은 2021년 작가가 8년만에 발표한 장편 소설입니다..

중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딸을 낳고 실종된 아내를 찾아나선 린샹푸라는 인물의 삶의 궤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일제 식민 시절을 겪는 등 격변의 시기였지만 중국 또한 외세에 의해 영토가 할양되고 지역마다 토비라 불리우던 도적떼가 창궐하며 학살이 일상화되던 시기였죠.

아내를 찾아 어린 딸을 데리고 낯선 남쪽 지방에 정착한 린샹푸는 특유의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 받아 현지에서도 부호로서의 삶을 살아 가게 되지만 장도끼라 불리우는 악한이 이끄는 토비 들의 공격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끝내 아내를 찾지 못하고 한 많았던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거대한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민초에 불과한 린샹푸의 그닥 길지 않은 삶이었지만 소설을 접하게 되는 독자에게 남기는 여운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의 삶이 바로 당시의 중국 그 자체였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외전격으로 소설 후반부를 장식하는 린샹푸의 (잠시 동안의) 아내 샤오메이의 삶 또한 아주 인상 깊습니다. 린샹푸와 왜 그리 짧은 동안만 부부의 연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고, 젖먹이 어린 딸을 버리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가 하는 사연과 린샹푸 못지 않은 그녀의 구슬픈 삶 역시 독자에겐 깊은 비애감고과 안타까움을 안겨 줍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개와 결말에까지 이르는 매끄러운 과정을 보면서 위화라는 작가를 가히 거장이라고 밖엔 표현할 수 없겠더군요.


소설로서의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중국 근대사의 어두웠던 이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했던 민초 들의 삶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도 많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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