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심 씨의 인생 여행 -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엄마에게로 떠난 여행
전난희 지음 / 메종인디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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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심 씨의 인생 여행'이란 책의 제목만으로 처음엔 고령의 엄마와 딸의 해외 여행기인가 싶었습니다. 조금은 식상하지나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막상 책을 받아 읽어 보니...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저절로 머금게 되는 수필집이더군요..

사실상 전업주부로 살았던 저자는 50대를 넘어 가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주로 자신이 태어났던 시골 생활의 향수를 그리거나, 이번 수필집과 같이 팔순을 훌쩍 넘어선 어머니의 삶을 딸의 입장에서 반추해보는 내용의 수필 들을 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수필집의 주인공 길심씨, 그리고 그 남편 성수씨... 그리고 딸들의 고향은 월출산이 터를 받치는 전남 영암군입니다. 사실 지금에 와서도 도시라고 할 수는 없는 소위 '촌' 지역이죠..

남아 선호 사상이 강했더 시대에 길심 씨는 딸만 둘을 낳습니다. 어렵게 가졌던 아들은 조산되었죠.. 그럼에도 씩씩하게 딸 둘을 키우고 다소 철 없는(?) 남편 성수 씨를 아들 삼아 여전히 멋드러진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적당히 소박하고, 적당히 물욕적이고, 그렇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은 남다른 전형적인 시골 부모님들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두 딸들은 고교 졸업 후 일찌감치 객지로 나가 생활하고 결혼 생활도 서울 등에서 꾸려나가고 있기에 온 가족이 다 모이게 되는 것은 일년에 몇 차례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딸들의 방문에 언제나 행복해 하는 길심씨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어머니 상이 그대로 떠오르게 되더군요..

또한 책의 상당 부분이 길심씨가 만들어내는 남도 음식의 진수를 소개하는데 할애됩니다. 전국 제일이라고 불리우는 남도 음식 소개 부분을 읽는 내내 극심한 식욕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음식도 맛깔날테지만 글 또한 워낙 맛깔나게 정리해 써놓으신지라....

떠나고 나서야 부모님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곧 영원한 이별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길심씨와 그녀의 딸이지만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어머니의 삶으로의 여행을 시도했네요... 한편으론 애틋하기도 하면서, 한편 그분 들의 소박한 삶에 계속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길심씨를 비롯한 우리 모두의 어머님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아울러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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