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아쉬움을 나름 달래준 소설..

소현세자 독살사건 - 조선이 숨긴 마지막 진실을 파헤치다
이수광 지음 / 더스토리 / 2022년 12월

조선 16대 왕 인조는 선조와 더불어 조선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왕일 듯 합니다. 절묘한 중립 외교를 진행하던 광해군을 축출하고 왕위에 올랐으나 삼전도의 굴욕을 맛본데다가, 친아들인 소현세자 및 며느리 강씨, 심지어 손주들까지 몰살했다는 비정함이 덧씌워진 왕이기 때문이죠..

역사학자들은 대체로 소현세자는 독살이 아니라 병사한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야사나 심증적 판단은 왕권에 집착한 인조가 청을 등에 업은 소현 세자의 대두를 심히 두려워 하여 김자점, 조소용 등의 세력과 함께 세자 일족을 모두 없애버린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원래부터가 중견 추리 소설 작가였던 이수광은 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꽤나 재미있는 소설을 창작해 냈습니다. 그의 죽음을 파헤치는 여성 검객 2인이 중심이 되어 나오는 소설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인조, 김자점, 조소용, 소현세자, 세자빈 강씨 등이 실명으로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주인공 격인 인물 들은 작가의 창작 인물입니다. 검객 들이 주인공인만큼 어느 정도 무협지적인 요소도 띄고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일종의 쿠데타에 의해 집권하게 된 인조는 자신의 왕권을 노리는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아들이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얽혀져 나름 재미난 소설로 태어난 듯 합니다..

일단 소현세자가 독살되었음을 기정 사실화한 채 이를 밝혀 내는 과정이 소설의 핵심 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소설인만큼 결론은 권선징악의 길로 갑니다.. 인조를 부추켰던 배후 세력들은 주인공 들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죠.. 장편 역사 소설이지만 굉장히 스피디한 전개와 남녀 간의 애정사 등이 적절히 어우러져서 읽는 내내 재미를 선사한 책입니다.

역사에 만약이란 전제는 있을 수 없지만 소현세자가 무사히 왕위를 이어 받았다면 조선의 역사는 과연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오히려 일본보다 빠른 개혁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역사학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 또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한 역사로 남겨 놓아야겠죠..... 그러하기에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이 소설이 달래 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