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지음, 홍민경 옮김 / 책과이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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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신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참으로 불공평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주 가끔 신도 공평하다고 생각하는게 인간의 노화와 죽음을 보면서입니다. 노화와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전무하죠..

저 역시 언젠간 이 세상을 떠날 것임을 150% 이상 확신하고 있기에 남은 삶에 크게 미련을 갖기 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보다 보람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줌 부끄럼 없게 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천추의 한 같은 것은 남기지 않고 떠나야 하지 않을까요..




중국 유명작가 저우더신의 소설 우아한 인생은 나이 들어 점점 사그러지는 한 인간의 노년의 삶을 그의 간병인의 시각을 통해 재치있으면서도 흡입력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세상 사는 사람 중 그 누구도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것을 환영하는 이들은 결코 없습니다. 불로불사의 약을 찾아 헤매거나, 노화를 막는 특정한 비법을 알고자 일생 동안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는 전설처럼 때론 역사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진시황 같은 이들이 대표적이죠..

그럼에도 인류 역사상 단 한명도 노화와 죽음을 거스른 이들은 없었습니다. 지금 갓 태어난 아이도, 꽃같은 청춘을 누리는 청년 들도 이 잔인한 자연스런 과정을 필히 겪게 됩니다.

판사까지 지낸 샤오 할아버지를 10여년 넘게 간병하게 된 젊은 간호사 증샤오양... 처음 만났을 때 이미 73세의 나이였던 샤오 할아버지는 중풍, 청각 시력상실 등 전형적 노인성 질환에 시달리다 결국 중증 치매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샤오양은 샤오 노인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이미 가족과 같은 관계가 형성되었고 샤오양이 낳은 혼외자를 위해 서류상 혼인신고까지 하게 됩니다. 샤오 노인은 모든 재산을 샤오양에게 양도하는 유언장까지 쓴 관계구요..

결론은 어느 정도 충격적이면서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열린 결말의 형태를 취하긴 하지만 그래도 정정했던 한 인간이 노화의 짐을 전면으로 떠안게 되는 과정은 씁쓸하면서도 아쉽기까지 합니다..

중국 작가의 소설이지만 우리가 안고 가야할 사회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미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국가이기도 하거니와 노년층에 대한 복지나 배려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을 보면서 또한 희망을 보게 됩니다. 나만이 예외일 수 있는 과정은 아니거니와 모든 이들이 함께 겪어야 할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다루는 소재는 무겁지만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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