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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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베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서 왕자는 드디어 여우를 길들이는데 성공합니다. 여우는 왕자가 오기 몇 시간 전부터 행복해하죠..

그렇지만 소설은 소설이고 과연 현실에서 인간과 여우라는 동물은 과연 어떤 관계에 있을까요?? 여우 정도의 힘으로 인간을 어찌할 순 없었기에 닭 등 가축을 해치는 여우는 인간에게 일방적인 학살의 대상이었습니다.. 사실 멸종 위기의 동물도 아니기에 여전히 사냥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죠..

그러나, 현실 자연 세계에서 여우와 공존 비슷한걸 이뤄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이 논픽션 자연 관찰기의 저자 캐서린 레이븐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방임되어 홀로 사는 삶에 익숙해진 그녀는 가장 가까운 도시가 무려 100키로, 잡화점이 50키로 이상 떨어진 오지에서 홀로 살아갑니다. 가끔씩 맡게 되는 몇 주 정도의 강의를 제외하곤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영위하는 것이죠..

여우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그녀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자 어느새 그녀 주위를 맴돌게 되고 점점 대담해집니다. 그녀 가까이까지 와서 그녀가 읽은 책소리를 듣는 일상을 보내게 된 것이죠..

그녀가 관찰하고, 때론 친구 맺기까지 하는 동물들은 비단 여우뿐이 아닙니다.



사슴이나, 스컹크, 오소리, 퓨마 심지어 밭쥐나 뱀, 거미까지도 그녀 주위에 심심치 않게 출몰하는 생물 들입니다..

밭쥐가 너무 왕성하게 번식해 주변 잡초 밭을 제거하기 전까지 주변 식물 들조차 그녀에겐 제거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대상이었습니다..


그간 읽어왔던 일반적인 자연 관찰 기록과는 달리 그녀의 문체와 자연을 묘사하는 모습은 마치 한편의 시를 읽는 느낌입니다. 어찌 보면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척박한 오지의 자연 환경이 그녀의 저서 속에선 한없이 다정하게만 느껴지더군요..

사람을 경계해야 마땅한 여우가 그녀의 친구(?) 비슷한 위치까지 오게 된 것도 저자의 그런 성품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읽는 내내 저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띄며 읽었을 것입니다.. 자연은, 우리를 둘러싼 자연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었네요.. 파괴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공존해야 할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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