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의 고수 - 신 변호사의 법조 인사이드 스토리
신주영 지음 / 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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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출판사에서 발간된 법정의 고수는 2010년 당시 10년 차 변호사였던 신주영 변호사에 의해 쓰여진 책입니다. 잊혀져 가던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ENA 방송의 초힛트작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피소드의 원작이 된 책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번에 3쇄째 인쇄에 들어갔습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사법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신변호사는 무려 4자매의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직장 생활과 자녀 양육에 바쁜 가운데에서도 이런 책을 썼다는 것이 대단하네요.. 이 책 외에도 이미 몇 권이나 되는 법 관련 서적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법정의 고수 2,3편이 준비 중이고 곧 출판될 예정이라고도 합니다.


본 책자에 소개된 사례 중 가장 긴 5,6,7장에 저술된 '높고 단단한 벽, 그리고 계란들' 시리즈가 바로 드라마 우영우의 7,8화 에피소드를 구성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 2자유로 건설과 얽힌 법정 소송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 2자유로는 파주 신도시 건설과 함께 이미 교통량 한계에 도달한 제1 자유로를 보완하기 위해 건설된 도로입니다. 문제는 파주 신도시를 위해 중간에 낀 고양시 덕양구 중간을 가로 지르게 되었다는 것이죠..


덕양구 상당 지역은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이 더딘데다가 여전히 농사 등을 짓고 사는 전원풍 마을이 조성된 곳이 많은데 이 마을을 동강 내서 도로가 건설되는 것도 모자라 소음을 막기 위한 방벽까지 건설되는 판이니 대를 이어 살아온 주민들에겐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 수가 없었죠..


신주영 변호사는 환경 평가 미비 등 절차의 문제, 개발 만능 주의에 의해 오히려 사회적 비용이 더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예로 들어 효과적인 변론을 제시하며 도로 건설을 밀어 붙이던 주공 측을 거의 패소 직전까지 몰아갑니다.


억지로 도로를 냈다가 도시가 분단되어 슬럼화 되었고 결국 막대한 비용을 들여 복원을 해야 했던 샌프란시스코의 도시나 청계 고가 철거 등을 예로 들어 변론을 하는데 저조차도 설득되는 논리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었고 정부 차원에서 밀어붙인 신도시 건설에 부속된 도로 공사였다는 점에서 결국 이 소송은 우영우와는 달리 승소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거대한 벽에 부딪힌 계란들이었던 것이죠..

그럼에도 본인들의 억울했던 심정을 적극 토로하고 단결을 이끌어낸 마을 사람들과 신변호사는 법률 소송에선 졌지만 자존심까지 지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이후 추가 인터체인지를 건설하려던 계획은 주변에서 구석기 시대 유물이 대량 발굴되면서 전격 취소가 됩니다.

우영우 드라마에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였다면 현실에선 역사 유적지였네요..

딱딱한 법을 다루는 책이기에 내용 또한 건조하고 다소 지루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은 기우였습니다. 변호사 우영우를 재밌게 보듯, 이 책 또한 꽤 재미있게 읽어 갈 수 있었습니다.

법 없어도 사는 사람, 법 없어야 사는 사람 들로 양분된 이 세상에서 법이 있어야 보호 받고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라는 평범한 사실을 조금이나마 깨우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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