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시대 리토피아 소설선 4
방서현 지음 / 리토피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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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학습지 교사 들의 노조 결성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지지를 보냈고, 노조란 소리만 들어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분들은 당연 비난을 해댔었죠.. 개인사업자 신분인 학습지 교사 들이 무슨 노조 결성이냐고...

소설 좀비 시대는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실제 좀비들이 나오는 호러 소설은 아닙니다. 막나가는 자본에 의해 노동 착취를 당하는 학습지 교사 들의 아픈 현실을 제대로 그려낸 작품이죠.. 작가가 실제 경험했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정말 적나라하게 그 실태가 묘사되어 있더군요. 방서현 작가의 첫번째 소설이기도 합니다.


교원 임용 시험을 준비하다 그럴싸한 광고와 이미지 메이킹에 속아 학습지 회사의 교사로 입사하게 된 연우, 자신보다 먼저 입사해 있던 대학 동창 수아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직장 생활이 계속되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생활과는 거리가 먼 것을 깨닫게 되는데 수아가 투신 자살을 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직장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인격모독, 수당 체계의 불합리성을 끝내 이겨내지 못한 것이죠. 빚 또한 수천 만원을 남긴 상태였습니다.

선우는 수아가 남긴 일기를 통해 그간 그녀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 왔는지를 확실히 알게 됩니다.


그러나 회사는 이를 은폐, 왜곡하면서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려고 합니다. 이에 대응해서 회사와 싸우기로 결심한 선우...

그러나 거대한 자본에 맞서는 개인의 힘은 너무나 약한 법이죠.. 연우에게도 잔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소설은 정말 암울한 결말로 마무리 됩니다..


2020년 학습지 교사 역시 개인사업자가 아닌 노동자로 분류된다는 대법원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불합리에 맞서 싸웠던 학습지 교사들의 정당한 투쟁이 결실을 본 것이죠..

그럼에도 인권, 노동권의 사각지대는 현재에도 여실히 존재하고, 특정 집단에만 해당하는 공정과 상식이 여전히 통하는 시대임엔 틀림이 없습니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지 아니면 소설의 제목처럼 좀비들만이 우글대는 세상으로 남아야 할지는 우리 들의 인식 변화와 노력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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