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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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주 사소한 선택 하나가 나를 얼마나 변화시키고 멈춰 있게 했을까. 만일이라는 가정은 나의 위치를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멈춰있게도 한다.『우리의 사람들』속 화자는 꼭 느리게 흘러가는 강물처럼 느껴진다. 강물이라기보다는 그 위에 존재하는 빛이나 먼지 같다. 느리게 부유하며 생각은 많아지고 만약의 경우도 수없이 늘어난다. 저렇게 종일 산책을 하면 힘들 텐데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삶에 자꾸 말을 걸어준다. 그래서 소설 속 대화는 짧지만 따뜻하고 다정하다. 수고했다고 반가웠다고 인사를 해준다. 거기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었던 이들의 안위를 묻는다. 이제는 조금씩 따뜻해지는 봄날에 산책하면서 읽기 좋은 책이었다. 지나가는 이들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졌다.

#박솔뫼 #우리의사람들 #창비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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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문지아이들 163
김려령 지음, 최민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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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백 년 전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이 집으로 온 순간부터 자꾸 백 년 전 일들이 찾아오는 것일까. 두두두두. 우리 집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백 년 전에 죽었던 사람들이 찾아와 마구 두드리는 것만 같다.


현성이네 가족은 삼촌에게 사기를 당해 꽃집에서 지내게 된다. 잠깐만 지낼 줄 알았던 꽃집에서의 시간이 길어지고 현성이네 가족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엄마는 교대 근무로 오랜 시간 일하게 되고 아빠는 회사를 그만두고 삼촌을 찾으러 집을 나간다. 현성이는 학원도 다니지 않아 시간이 붕 뜨고 같은 반 친구인 장우와 버려진 꽃집에 아지트를 만든다. 아지트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유튜브에 장난으로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은 제목을 무척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장우와 현성이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장우와 현성이가 보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하는 어른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어른들은 너무 복잡하다. 현성이는 복잡한 관계를 쉽게 얘기하는 장우를 신기해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얘기하는 장우도 편한 것은 아니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 그런 둘이 찾아낸 장소가 버려진 꽃집이다. 그곳에서 둘은 별거 아닌 것에도 편안함을 느낀다. 버려진 꽃집은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일어나는 바깥세상과는 정 반대에 있다. 복잡한 일은 넣어두고 그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면 버틸 힘이 조금쯤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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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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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범이가 말한 중요한 일은 고백 따위가 아니었다. 채리와 지나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기범이와 나, 우리 둘은 여전히 게임 친구다. 유니콘피아의 비밀을 공유함으로써 이전보다 더 긴밀한 사이가 되었다. 고백을 못 받아서 서운하지 않냐고? 전혀! 사랑보다는 게임이다. 

전수경 작가님의 전작『우주로 가는 계단』을 작년에 너무 감동적이게 읽었다. 운 좋게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가님의 신작을 가제본 상태로 읽게 되었다.『별빛 전사 소은하』는 우주로 가는 계단보다 더 발랄한 작품이다. sf적 요소가 거부감 없이 현실 세계와 잘 어우러지고 있다. 
학교에서 어딘가 별나다고 외계인 취급받는 주인공 소은하가 진짜 외계인의 능력을 갖자마자 외계인 소리를 듣게 되지 않게 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외계인은 특이하다는 인식이 현실에서는 누군가를 비정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과 뭐가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 아이들이 말하는 비정상적이고 특이하고 별난 외계인 소은하는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 
게임에서도 만렙이었고 현실에서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혼자 모든 짐을 지려하는 은하지만 점점 변화하게 한다. 은하는 친구들과 아빠 다른 헥시나 특수부대원들과 힘을 합쳐 유니콘 마스크를 해치우게 된다. 너무 가까이 있어 잊고 있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게임 속 세상에서만 무기를 갖추고 전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은 게임과 마찬가지로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다. 각자의 자리에서 가질 수 있는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이야말로 전사가 아닐까. 어린이들 모두가『별빛 전사 소은하』를 읽고 그런 용기를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 

*창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수경 #센개 #별빛전사소은하 #창비 #어린이책 #한학기한권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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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 집회의 수행성 이론을 위한 노트
주디스 버틀러 지음, 김응산 외 옮김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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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엇보다 제목을 너무 잘 지은 것 같다. 젠더, 인종, 계급적 소수자의 시위 안에서 그 신체들에 집중하고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하고 있어서 제목이 더 좋게 느껴졌다. 불안정성, 신체의 취약성, 의존성 같은 사회적 약자로 규정하고 있는 이들에게 나타나는 특성을 전면에 드러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게 좋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라는 게 꼭 발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침묵시위 등의 신체 그 자체로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지점의 이야기였다.


저자는 시위자를 거리로 나와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국한하지 않고 너와 내가 오롯이 나 자신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시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나도 대중매체를 통해 이어져 있다고 이야기하고 나 자신이라고 규정되는 특징이 과연 진짜인지 계속 질문을 던진다. 책의 끝에서 하는 ‘나는 어떻게 올바른 삶을 영위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나의 삶이 아니라 서로 의존하는 우리의 삶에 대한 질문이 된다. 마지막 장의 이 부분이 그 질문의 답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살기 위해, 인간이기 위해 나의 변별적으로 인간적인 삶의 일부를 양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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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소원 - 제1회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 대상 수상작
김다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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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소원』은 제 1회 나다움 어린이책 창작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상의 이름처럼 나다움에 관하여 고민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11살이 되는 세 인물은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 이랑이는 부모님의 사이에 대한 걱정을 현욱이는 꿈에 대한 고민을 미래는 이랑이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각자의 걱정은 모두 다르고 그 걱정을 해결하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도 셋은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노력해 보려고 한다. 어려운 시련이 닥친다 해도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을 바라보는 게 ‘나다움’을 지키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편견에서 벗어난 인물들도 무척 좋았다. 여성 PD, 독신주의자 이모, 법을 공부하는 할머니, 집안일을 하는 아버지 등 진정한 나다움은 남성다움 여성다움의 특성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내어 좋았다. 소원을 비는 프로그램 또한 동화 속 고민을 안고 있는 11살 아이들의 상황을 잘 나타냈던 적절한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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