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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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표지의 아름다움을 위해 내용과 상관없는 영화의 한 장면을 쓴것은 정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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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 이야기 - 자유.자치.자연
박홍규 지음 / 이학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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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나키즘에 대한 비판적, 그러나 애정깊은 소개에 충실한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저자는 노동법학자인 박홍규 교수인데 법학 쪽 계통의 서적보다는 사상 서적을 

훨씬 더 많이 출판한듯하다. 이 분의 특징은 보수적인 학계의 관습에 반해  

거침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견해를 내놓는다는 점이다. 어줍잖은 예의나 우회적인 

비판같은 것은 없다. 혹자는 비주류 학자라고  딴죽을 걸지도 모르지만 오늘날의 

과도기에 그것은 얼마나 명예로운 타이틀인가? 적어도 그는 그의 신념에 충실하다.   

여튼 본서는 서구의 대중 음악에 녹아있는 아나키즘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존 레논이나 핑크 플로이드, 섹스 피스톨즈와 같은 유명한 록스타들의 노래에  

흐르는 아나키즘으로 시작하니 누구라도 흥미를 가지고 볼만하다. 

1장 이후에는 아나키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대한 비판 및 교정으로 시작해서 

자유, 자치, 자연(순서대로 중요성을 가진다)의 삼자주의로 아나키즘을 정의한다. 

대충 요약하면 아나키즘이란 특정한 인물에서 비롯된 사상도 아니고 어떤 역사적 

사건에서 기원하는 것도 아니며 그저 자유, 자치, 자연을 위한 인간 본연의 비판적 정신의 

발로이다. 물론 이러한 정의는 너무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나 저자는 그에 대한  

세부적 보완도 잊지않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의 엄밀함도 가지고 있다. 

대충 이런 식으로 본서는 목차에 충실한데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4장이다. 

이 부분은 근대 이후에 본격화된 아나키즘의 선구자들을 다루는데 영국의 고드윈, 

독일의 슈티르너, 프랑스의 프루동을 유럽 아나키즘의 시원으로 소개하면서 이후 러시아의  

아나키스트들을 비롯한 각국 아나키스트들(동아시아도 포함되어있다)의 생애와 사상을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인물은 바쿠닌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그의 저서는커녕 평전조차 없다. 본서에는 E.H Carr의 바쿠닌 평전이 번역된적이 있다고  

나와있는데 그마저 절판인 모양이다. 뭐 이번이 처음도 아니지만 괜히 짜증이 난다).

책의 후반부에서 재미있던 부분은 6장인데 아방가르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프루동과 톨스토이를 비롯한 아나키스트들의 예술론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는 

걸작이나 천재같은 개념들을 철저히 부정하고 민중의 집단적이고 창조적인 예술을 주장한 

프루동에게 다시 한번 감탄했다. 이 장은 아나키스트들의 예술론들을 비롯해 미술, 건축, 

문학등 분야를 막론하고 무엇이든 비판적 고찰의 대상으로 삼았던 아나키스트들의 용감한(?)  

그리고 거침없는 반권위주의를 음미할수 있다. 이 장으로 하여 크로포트킨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와 '백치'같은 작품의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나 베른하르트라는  

오스트리아의 독설가도 알게 되었다.  

 

아나키즘에 대한 입문을 겸해 뜻밖의 수확을 거두고 싶은 독자에게 적합한 책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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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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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추천으로 집어든 책인데 개인적으로 표지가 맘에 들지 않았다. 

매출을 올리고 싶다면 먼저 표지를 바꿔보라고 건방지게 권유하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표지에서의 실망과는 다르게 책의 내용은 꽤나 알차고 재미있었다. 

이 작품에서 사용된 트릭은 내가 아직 읽어본 추리소설이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신선했다. 사실 나는 이런류의 서술트릭을 굉장히 싫어하는 축에 속하는데 

이 소설이 그런 판단을 어느 정도 희석시키는 것 같아 꽤나 흡족스러웠다.

또한 소설 중반부에서부터 서술되는 조폭 이야기와 그 사건의 해결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였다. 작품의 주제도 한국 사회와 매우 직접적 관련을 맺고 있고 하니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작품은 아닌듯 하다.

기분 좋게 읽고 나서 관련 주제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다. 

누군가 나에게 서술트릭을 사용한 추리 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이 작품을 추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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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승원 옮김 / 창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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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추리소설 중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작품으로 세칭 고전이다. 

역시나 명성대로 도입부는 위대했다. 그토록 흥미로운 도입부는 아마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여하튼 도입부에서부터 독자를 흥분시켜 

호기심을 유발한 만큼 소설은 술술 읽힌다. 또한 약이 오를대로 오른 

호기심은 반전을 말하라고 아우성친다. 따라서 소설 읽기를 멈출수가 없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 반전을 읽고나면 이때까지 품었던 환상은 깨지고  

흥분은 차분함으로 전화한다. 아, 도입부는 위대하기도 하면서 일종의 함정이기도 

했던 것이다. 도입부가 너무나 뛰어난 나머지 고조될대로 고조된 흥분과 호기심은 

후반부에서 여지없이 깨진다. 후반부의 반전은 도입부에서의 흥분을 만족시킬만큼의 

'힘'이 없었던 것이다. 작가는 수습할 수 없는 도입부를 서술하고 본의 아니게 

독자들을 우롱한듯 하다. 하지만 읽은 뒤에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이 책은

훌륭한 미끼, 즉 도입부를 가지고 있었다. 후반부에 가서 반전을 보고 차분해져 

낚시를 당한 듯한 공허함을 느낀다 해도 도입부의 흥분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끝맛은 밍밍해도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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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 (완전판) -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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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매니아들이 역대 최고의 작품이라고 입을 모아 찬양하는 작품이다. 

그 압도적인 후광에 못이겨 몇 주 전에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었다. 

대강의 내용은 한 마을에서 유명한 재산가가 죽으면서 발생하는 살인사건과 

그에 대한 주인공과 푸아로의 '회색 세포'를 사용한 추리이다. 

다 읽고 떠오른 생생한 느낌을 표현하자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진부한 작품이다. 

당시에는 독창적인 결말과 놀라운 반전이라고 찬양했을 작품이지만 이미 너무 

많은 작가들이 같은 류의 반전을 시도해 그 놀라움이 많이도 희석된 것 같다. 

사실 내가 이미 반전을 알고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단언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반전을 염두에 두고 읽은 오리엔트 특급이 그렇게나 재미있었던 걸 보면  

본 작품은 분명 진부하다. 물론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의 작품을 평가하는 것은 꽤나 

불공평한 처사이기는 하다. 서술 트릭의 시초인 만큼 당시의 충격은 대단했을 것이다. 

현재에 와서 이렇게까지 진부해질 만큼 작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만한 트릭을 창조한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형식적인 존경을 표한다. 

 

하지만 앨러리 퀸 형제가 비판했듯 이런 류의 트릭은 일면 독자를 우롱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독자 중 하나다. 

별점은 세개정도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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