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승원 옮김 / 창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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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추리소설 중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작품으로 세칭 고전이다. 

역시나 명성대로 도입부는 위대했다. 그토록 흥미로운 도입부는 아마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여하튼 도입부에서부터 독자를 흥분시켜 

호기심을 유발한 만큼 소설은 술술 읽힌다. 또한 약이 오를대로 오른 

호기심은 반전을 말하라고 아우성친다. 따라서 소설 읽기를 멈출수가 없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 반전을 읽고나면 이때까지 품었던 환상은 깨지고  

흥분은 차분함으로 전화한다. 아, 도입부는 위대하기도 하면서 일종의 함정이기도 

했던 것이다. 도입부가 너무나 뛰어난 나머지 고조될대로 고조된 흥분과 호기심은 

후반부에서 여지없이 깨진다. 후반부의 반전은 도입부에서의 흥분을 만족시킬만큼의 

'힘'이 없었던 것이다. 작가는 수습할 수 없는 도입부를 서술하고 본의 아니게 

독자들을 우롱한듯 하다. 하지만 읽은 뒤에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이 책은

훌륭한 미끼, 즉 도입부를 가지고 있었다. 후반부에 가서 반전을 보고 차분해져 

낚시를 당한 듯한 공허함을 느낀다 해도 도입부의 흥분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끝맛은 밍밍해도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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