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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송경원 옮김, 채승병 감수 / 어크로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어떤 것에 대해서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은 통계적인 방법을 통해서 일반적인 결론을 내는 것과, 케이스 스터디 같은 사례분석을 통해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것이 있다. 처음에는 이 두 가지 방법이 완전히 다른것처럼 느껴져 대체재에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한다면,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은 어쩌면 대체재의 관계보다는 보완재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경영학과 경제학은 서로 닮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면이 존재하는 것 같다. 경제학에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통계적인 방법론이 발달한 것과는 달리, 경영학은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인지 케이스 스터디가 더 발달한 느낌이랄까. 일반화까지 갈것도 없이, 몇개의 사례에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괜찮은 것, 오늘까지 적용하고 내일부터는 적용하지 못하는 방법이더라도 당장에 필요를 위해서 확인해야 하는 것. 그런 것들을 위해서 케이스 스터디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에 경제학에서도 이론과 통계학적 방법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인 것중의 하나가 '사회적 경제'라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혹자는 금방 사라질 것처럼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일반화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모든 것에 들어맞지 않아도,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면 그것으로 효용가치가 충분할 텐데, 너무 규격외의 것으로 간주해 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이러한 케이스 스터디와 경제학의 이론을 같이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6장의 M&A 협상에 나타난 신뢰의 비대칭성 문제 이다. 경제학의 세부 학문 중의 하나인 게임이론은 상대가 협조하는 경우와 비협조하는 경우로 나눠서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데,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에 이러한 신뢰가 쌓여서 다음의 협상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이론이 있다. 이러한 평판이 쌓이게 되면, 매도기업이 매수기업을 찾는 1단계에서 평판이 악화되어 있는 기업들이 사전에 걸러지지 않을까? M&A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필요에 따라서 매각하기도, 매수하기도 한다면, 기업이 사라지지 않는한 이러한 평판은 계속해서 쌓이게 될 것이고, 결국 서로를 속이지 못하는 신뢰받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만이 남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간의 신뢰를 다룬 연구에서 '상대방의 신의에는 신의로 답한다'는 명제가 정설처럼 여겨져 왔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협상과정이 공개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해서? - 신뢰받지 못한 사람들, 직원들이 떠나기 때문에 인맥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충분히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조사를 통해서 알아낸 것 처럼.
둘째, 일회성의 거래라고 생각해서? - 매각 매도의 경우에 그 부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수하는 것이라면 더는 꽌련 분야에서 비슷한 기업을 인수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거래가 사람들의 인식에서 멀어질 만큼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에서의 평판이 지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앞으로의 평판과는 상관없이 당장의 M&A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것이라도 어느정도 설명이 되기는 하지만, 내가 추가적으로 알고 싶은 정보는 이러한 기만을 한 기업들이 추후의 M&A협상에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들이다. 분야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Google의 경우 여러 분야들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Google정도 되는 회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작업이지 않을까? 아니면 구글에서는 거대기업의 장점을 살려서 적대적 인수가 일어나는지도 확인을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여기서는 단순히 기만, 중대한 기만 정도로만 구분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만이 어떤식으로,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는 다루고 있지 않는다. 이 챕터는 다른 챕터와는 달리 경제학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많은 관심이 갔던 것도 사실이고, 추후에 생각해볼 여지도 많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평범해 보이던 것들이 독특함과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는 느낌,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들을 하나씩 깨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볼 계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