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로의 미궁
가미나가 마나부 지음, 최현영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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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가미나가 마나부 저자(최현영 옮김)의 <라자로의 미궁>





이 작품은 호숫가의 펜션에 초대된 여덟 명의 인물들이 실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미스터리 게임을 하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클로즈드 서클 추리소설이다. 평화로워 보이는 펜션에 모인 각각의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미스터리 이벤트에 참가하게 된다. 

펜션 주최 측의 내레이터 M이라는 인물은 참가자들에게 굳게 잠긴 문과 쇠창살로 봉쇄된 공간, 나갈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앞으로 세 건의 살인이 예정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선언을 하여 참가자들을 혼돈과 공포로 몰아넣는다. 이후 나머지 참가자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또 누군가 범인일지 모르는 불신과 공포 속에서 남은 두 번의 살인을 막기 위해 사건 해결에 나서게 된다.


(참고로 ‘라자로의 미궁’의 ‘라자로’는 신약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다. 라자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친구로 병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그것을 비통히 여긴 예수가 부활시킨 남자다.)


표면적으로는 미스터리 게임이라고 하였지만, 진짜 죽음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면서 등장인물과 읽는 독자 모두 현실인지 게임인지 혼동하게 된다. 또한 중간중간 나오는 A에 관한 조사 내용마저 미스터리다. 드라마틱한 연출과 대사, 심리묘사도 뛰어나, 폐쇄된 공간에서 인물들 사이의 긴장과 불안, 그리고 인간 내면의 두려움이 실감 나게 그려진다. 



차례

서장 방문자

제1장 상실

제2장 현기증

제3장 관

제4장 혼돈

제5장 참극

종장 라자로

옮긴이의 말


“이 펜션에서는 앞으로 세 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할 것입니다.” p65


“M은 교묘한 표현을 썼다.“ p96


“당신이 본 것을 알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p192


“정신적인 부분이요?“ p197


만약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부디 나를 죽여주세요 p286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였어요.” p337



내 혈육에 새겨진 죄는

모든 것을 빼앗고 좀먹는다네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굴레 p360


“판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p484


“저는 그 사건 이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어요. 기쁨도, 슬픔도, 인간이 느끼는 거의 모든 감정을 잃고 말았습니다.” p500


작가님께서 연극 각본 집필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579p의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사건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능숙하게 표현해낸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 속 핵심 내용들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읽는데, 상상하는데 편했다. 매 장마다 수수께끼처럼 던져지는 복선과 반전도 추리하면서 읽기에 좋았다. 그렇지만 내가 이와 비슷한 작품들을 많이 읽고 봐서 그런지 중반부가 넘어갈 즈음에 결말은 어느 정도 해버렸다. 그래도 퍼즐 맞추는 것처럼 흥미롭게 읽었다. 쉽고 가볍게 술술 읽히는 추리 소설 한 편을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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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닿는 거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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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서 이번 작품에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로 어떻게 풀어내셨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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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빨간 지붕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나무옆의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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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무옆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마리 유키코 저자(김은모 옮김)의 <언덕 위의 빨간 지붕>


이 소설은 일본 미스터리 문학에서 ‘이야미스’라는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야미스란 읽고 나면 불쾌감과 찝찝함이 남는 미스터리를 의미하는데, 이 소설은 그 장르의 대가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어 본 이야미스 소설 중 가장 쎈 작품이었다.. 무서워..

이야기는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던 의사 부부가 끔찍하게 살해되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범인은 다름 아닌 그들의 딸 아오타 사야코와 그녀의 연인 오부치 히데유키다. 법정에서는 사야코에게 무기징역, 오부치에게는 사형이 선고된다. 18년이 흐른 뒤, 이 충격적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 연재되면서, 출판사 편집자와 작가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증언과 엇갈리는 주장,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들이 밝혀지면서,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진다.


1~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부모 살해라는 잔혹 범행이 서사로 구성되는 과정을 작가에 대한 출판사의 횡포와 이권 다툼, 정황이 의심되는 여러 인물의 증언들을 중심으로 서술한 1부,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이 기폭제가 되어 사건 주변 인물들이 파국과 환멸로 한 걸음 한 걸음 떠밀려가는 2부, ‘진상’이라지만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여전히 헛갈리는 3부로 나눠 이야기를 펼친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각자의 욕망과 집착에 충실하여, 더 복잡해지고 뒤틀리게 되는 심리 묘사를 세심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다.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 사회적 불평등과 소외, 가족 내의 보이지 않는 계급 구조 등 현실의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이러한 점은 기분이 나쁜 불쾌함을 안기면서도, 동시에 그 찝찝한 이야기의 매력 속에 빠져들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어, 쉴 새 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만든다.

“독자의 가슴이 두근거릴 만한 ‘수수께끼’가 부족해. 그야 그렇겠지? 소설의 모티브인 ‘분쿄구 부모 강도 살인 사건’은 대중들이 보기에 이미 해결된 사건이니까. 아무리 잔인한 사건이라도 ‘해결’되면 대중의 흥미는 식는 법이야.” p70

특히 전개 내내 복선과 반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각 인물의 시점에서 드러나는 진실이 뒤집힌다. 따라서 마지막까지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진실은 무엇인지, 작가님의 의도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계속 질문을 품게 된다. 결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충격적인 반전과 함께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며 작가님의 의도에 완전히 말려들었다는 생각이 들고, 의문이 명쾌하게 해소되기보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씁쓸한 깨달음과 불쾌감이 남는다. 즉 이 소설은 인간 심리의 그늘과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야미스의 진수라고 할 수 있으며, 묵직한 여운도 남긴다. 다만 작품의 분위기 자체가 어둡고, 중간중간 묘사 자체에도 불쾌감, 거부감이 들 수 있어, 이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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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아이러브유
스미노 요루 지음, 김현화 옮김 / 사유와공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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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공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스미노 요루 저자(김현화 옮김)의 <왜곡된 아이러브유>


이 작품은 ‘세계의 멸망’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진솔한 감정과 선택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첫 번째 챕터에서 유튜버 ‘코너룬’이 생방송으로 세상의 멸망을 예고하는데, 이에 각기 다른 인물들이 멸망을 앞두고 감춰왔던 감정과 욕망을 드러내는 과정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목차
멸망의 사보타주
악플의 팡파르
악플의 오블리주
지옥행 파쿠르
형해화 멘톨
취향 저격 볼로네제
인상파적 애티튜드
소야곡: 세레나데
일반용 메시지
왜곡된 아이러브유
역자 후기


“감동은 세상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거야. 실은 모두 그 근원이 되는 슬픔이나 괴로움을 아주 좋아해. 인간의 마음은 그걸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 작가가 죽은 작품의 값은 오르고, 자신이 피해자 측에 속하는 역사 자료관 쪽이 인기가 있고, 특정 성질을 가진 인간이 죄를 지으면 차별주의자들은 기뻐하고 매운 카레를 먹지. 다만 그 마음에 대한 독해력이 없을 뿐이야. 내 여동생도 그래. 그러니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지켜줘야지.” p296

전하지 못한 사랑을 고백하는 대학생, 착한 아이의 가면을 벗어던진 여고생, 사실은 악마라는 선생님, 조용히 볼로네제를 만드는 직장인 등.. 이들은 모두 멸망이라는 절대적 상황 앞에서 마지막 행동에 돌입하며 자신의 진심과 마주한다. 작가님께서는 이들의 솔직한 감정을 ‘왜곡된 사랑’이라 표현하여, 우리가 평소에는 감히 드러내지 못했던 마음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언뜻 보면 굉장히 수다스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실은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때로는 이기적이며, 동시에 애틋한 존재인지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각 단편은 독립적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사랑’과 ‘진심’이라는 주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멸망’이라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작가님께서 의도하신 부분이 책 표지에서도 너무 귀엽게 표현된 것 같다.
나도 만약 언젠가 ‘끝’을 마주하게 되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고, 행동할지,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나에게 진짜 소중한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 왜곡된 채 숨겨져 있는 ‘사랑’이라는 존재도 마음 한편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내면, 감정에 치중한 소설 한편을 읽어보고 싶다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미노 요루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읽어봤으면 한다.

#도서제공 #왜곡된아이러브유 #스미노요루 #너의췌장을먹고싶어 #김현화 #사유와공감 #일본소설 #책추천 #7월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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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북투어
김미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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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옆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김미쇼 저자의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


이 작품은 베스트셀러 <불편한 편의점>의 성공을 바탕으로, 김호연 작가님과 함께한 북투어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단순한 출판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니라, 북 프로모터이자 작가님의 아내인 김미쇼님께서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 그리고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생생하게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는 김호연 작가의 매니저로서 국내외 다양한 행사와 투어를 기획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독자들과의 진솔한 교감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다. 특히, 해외 독자들이 <불편한 편의점>을 통해 한국의 편의점 문화를 이해하고, 각자의 삶에 비추어 공감하는 모습은 책이 국경을 넘어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하고, 따뜻한 사랑을 받는 긍정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전업 작가와 전업 프로모터의 만남, 우리는 한껏 극적인 포즈로 악수하며 업무 협약식을 마쳤다. 워터풀스토리가 비로고 제 궤도에 안착한 날이었다. p29

K와 나는 한 집에 살지만 무척 독립적인 개체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서로 협력을 요청하고 이외의 것은 스스로 감당하려 애쓴다. p64

‘참참참‘, ’옥수수수염차’, ‘독고’와 ’염 여사‘의 캐맄커처가 붙어 있었다.(독고의 얼굴이 순정 만화 주인공 뺨치는 꽃미남인 것은 왜죠? 학생들의 마음일까요?) p71 (나도 사실 독고님 꽃미남으로 상상했음 ㅎㅎ)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사람’ 그리고 ‘만남’에 있다. 저자는 섭외, 투어, 행사 준비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자신의 역할을 통해, 한 권의 책이 독자와 어떻게 연결되고, 그 만남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책을 매개로 한 따뜻한 순간들,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진정성 있는 사랑과 연대가 깊은 울림을 준다.


시에나는 ’불편한 편의점‘의 첫 유럽 투어였고, 첫 한국어 전공 외국인 학생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곳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K도 나도 여전히 시에나를 그리워한다. p150

K와 스페인 독자들, 번역가와 편집자, 문화원과 서점, 그 안에서 우리가 공유한 시간, 그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책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p202

“당신도 기억할 거예요.“ p264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온, 우리가 사랑한 이 책의 경이로운 여행이 한 바퀴를 채워 후속편아 나올 때까지. p296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는 <불편한 편의점> 책의 팬이라면 당연히 너무 기다렸던 작품이고, 분명 좋아할 것이다.(참고로 나는 ‘불편한 편의점’ 책을 두 권이나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광팬이다.) 책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의 경이로운 만남을 기록한 에세이기에,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고, 세상에 전해지기까지의 여정에 이렇게 많은 분들의 노고가 숨겨져 있는지 이 에세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앞으로 김호연 작가님을 응원하면서 동시에 이 책의 저자인 김미쇼 북프로모터님도 응원할 것이다. 나와 같이 <불편한 편의점> 책 팬이라면, ‘책’이 발간되고, 그 뒤편에서 벌어지는 실무가 궁금한 독자분들이라면, ‘책‘으로 얽힌 ‘사람’과 ‘만남’에 관련된 따뜻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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