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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아이러브유
스미노 요루 지음, 김현화 옮김 / 사유와공감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유와공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스미노 요루 저자(김현화 옮김)의 <왜곡된 아이러브유>
이 작품은 ‘세계의 멸망’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진솔한 감정과 선택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첫 번째 챕터에서 유튜버 ‘코너룬’이 생방송으로 세상의 멸망을 예고하는데, 이에 각기 다른 인물들이 멸망을 앞두고 감춰왔던 감정과 욕망을 드러내는 과정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목차
멸망의 사보타주
악플의 팡파르
악플의 오블리주
지옥행 파쿠르
형해화 멘톨
취향 저격 볼로네제
인상파적 애티튜드
소야곡: 세레나데
일반용 메시지
왜곡된 아이러브유
역자 후기
“감동은 세상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거야. 실은 모두 그 근원이 되는 슬픔이나 괴로움을 아주 좋아해. 인간의 마음은 그걸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 작가가 죽은 작품의 값은 오르고, 자신이 피해자 측에 속하는 역사 자료관 쪽이 인기가 있고, 특정 성질을 가진 인간이 죄를 지으면 차별주의자들은 기뻐하고 매운 카레를 먹지. 다만 그 마음에 대한 독해력이 없을 뿐이야. 내 여동생도 그래. 그러니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지켜줘야지.” p296
전하지 못한 사랑을 고백하는 대학생, 착한 아이의 가면을 벗어던진 여고생, 사실은 악마라는 선생님, 조용히 볼로네제를 만드는 직장인 등.. 이들은 모두 멸망이라는 절대적 상황 앞에서 마지막 행동에 돌입하며 자신의 진심과 마주한다. 작가님께서는 이들의 솔직한 감정을 ‘왜곡된 사랑’이라 표현하여, 우리가 평소에는 감히 드러내지 못했던 마음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언뜻 보면 굉장히 수다스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실은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때로는 이기적이며, 동시에 애틋한 존재인지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각 단편은 독립적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사랑’과 ‘진심’이라는 주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멸망’이라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작가님께서 의도하신 부분이 책 표지에서도 너무 귀엽게 표현된 것 같다.
나도 만약 언젠가 ‘끝’을 마주하게 되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고, 행동할지,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나에게 진짜 소중한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 왜곡된 채 숨겨져 있는 ‘사랑’이라는 존재도 마음 한편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내면, 감정에 치중한 소설 한편을 읽어보고 싶다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미노 요루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읽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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