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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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살아 낸 여성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


정세랑, 하와이, 제사.
눈독 들이던 책이었는데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표지가 바뀌어 나왔다.
분홍색 표지에 조각 케이크 하나.
홀린듯이 구매해서 책장에 묵혀두다가 이번에 읽게 됐는데 정말, 정세랑은 최고다.
읽는 내내 심시선의 가계가 부러웠다.
눈물이 찔끔 나는, 따뜻한 엔딩.
문득 나의 계보를 떠올리다 보니 역시, 나도 돌아가신 우리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그래, 나도 당신의 세대를 치열하게 살아 온 분에게서 뻗어나온 가지였다.
내 안에도, 심시선 여사 못지 않게 단단한 뿌리를 내린 사람이 있다.
그 생각이 들자 마음 가득 충만함이 차올랐고 갑자기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퐁퐁 솟아 올랐다.


누구에게나 단단하게 자리 잡은 시선이 존재하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단단하게 자리 잡을 시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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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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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조네스 시대엔 내가 왕인데.’ 라는 어느 노래 구절이 계속 맴돌았다.
강민주는,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걸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강민주같은 성격을 싫어한다.
남들과는 다른 척, 다른 이들의 무지몽매함을 경멸하고 본인은 고고한 척, 결핍 혹은 결여인 것을 본인은 애초에 그런 감정 따위 없는 척, 신의 대리인인 척.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에 이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왜, 어째서 숱한 그 ‘남자들’이 아니라 백승하인데?
너는 무슨 권리로?
오히려 읽는 내내 백승하에 감정 이입이 됐고, 백승하의 외관이 묘사될 때 머릿 속에 떠오른 한 배우 덕에 이미지를 펼치기가 수월했다.
책의 후반부에 들어서 강민주가 처음으로 느낀 감정들에 내가 다 뿌듯했고, 동시에 씁쓸했다.
책이 끝이 났을 때 그 씁쓸함은 배가 되었지만 그런 끝이라 좋았다.
인질과 사랑에 빠진 범인 따위의 통속적인 클리셰를 벗어 던졌고, 하늘에서 내려 온 강민주는 강민주답게 하늘로 돌아갔다.
이 책의 별점을 하나 뺀 것은, 이러나 저러나 강민주가 저지른 짓을 나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용인해 줄 수 없고, 강민주보다 더 싫은 김인수라는 캐릭터 때문.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이 그저 여성 소설로만 불리지 않고, ‘세상의 모든 불합리와 유•무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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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하나가 다음이다
캐런 M. 맥매너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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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가 속편은 재미없다고 했나.
전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만큼이나 재미있는 후속작.
마가 낀 게 아닌가 싶은 베이뷰 고등학교에서 또 시작 된 진실게임.
오랜만에 본 베이뷰 4인방도 반가웠고 새롭게 조명 된 메이브, 녹스, 피비도 너무 좋았다.
캐런 맥매너스가 괜히 영 어덜트 미스터리의 제왕은 아니구나... 대단한 심리 묘사와 플롯이다.
작가의 신작 사촌들이 출간 될 예정이라는데 어서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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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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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이야기, 그것도 사랑과 욕망편이라니.
흥미를 끌 수밖에 없는 주제라 읽기 시작했는데 첫 파트가 너무 재미있어서 결국 완독해버린 책.
근데, 얕다.
그냥 옛날에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대.
근데 그 일은, 그 인물은 이랬던 거 아닐까? 하는 가십지 읽는 정도의 느낌.
그래도 한 번은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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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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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선물로 친구에게 받은 책, 본인의 인생 소설이라고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선물해줬다.
첫 장부터 안진진에게 푹 빠져서 읽는 내내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됐다.
현실의 내 삶을 살아가느라 책을 좀 더디게 읽었는데 그래서인지 안진진이, 안진진의 삶이 마음에 콕 박혀버려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수채화 붓으로 그은 듯 씨익 웃는 김장우를, 그런 김장우를 향한 안진진의 마음을 응원했는데.
낭만에 가득 찬 듯한, 현실과 동떨어진 듯 천진난만한 진진의 이모를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쌍둥이 자매인 엄마와 이모의 모순을, 아버지의 모순을, 지독한 모순들을 경험한 안진진이 택한 앞날에 눈물이 났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앞으로 걸어가는 그녀가, 현실에 타협한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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