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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녀석이야 ㅣ 작은책마을 15
황선미 지음, 정유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능청이는 조연이었다고 한다.
사실 동화에 주연과 조연이 어디 있을까?
모두 자기의 삶을 사는 인생의 주인공이었을텐데...
다만 우리들의 시각에서 눈에 띄는 것과 눈에 덜 띄는 것이지...
어쨌든 능청이는 눈에 띄는 말썽쟁이이다.
그리고 진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한다.
그리고 능청이 자신도 어느 말썽을 피웠을 때 사람들이 시선을 주어서 그것이 강화되었을 수도 있다.
능청이의 말썽과 진실성 없음이 "고약한 녀석"으로 느껴지게 한다.
암. 고약하지.
남에 것에 욕심내고, 진실을 말하지 않고, 친구를 위험에 빠지게도 하니까.
하지만 내 안에 능청이가 나에게 말한다.
"욕심 내지 않으면 아무도 안 주는 걸?"
"거짓을 말해야 또 말할 거리들이 생기는 걸?"
"친구가 위험에 빠지길 바래서 그런건 아니야."
나의 어린시절에도 능청이가 있었다.
나는 그런 능청이가 싫었었다. 내가 닮아갈까봐...
아동심리와 아동복지를 공부하면서 "능청이"처럼 외로운 아이를 돕고 싶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배웠다.
그런데 완전 이율배반적으로...
내 딸이 능청이와 친해져서 능청이를 닮아간다고 생각하면 싫다.
내 딸이 능청이를 "안 고약한 녀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 모험을 걸고 싶지도 않다.
어허~~~
이러한 이율배반 사이에서 우리 사회는 계속 "능청이"를 고약한 녀석으로 생각하고 배제시킨다.
그런 능청이가 사회를 사랑하지 않아 범죄를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 딸이 혹시 "고약한 녀석"을 만났다고 하면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
그래서 비록 능청이가 건망증 할아버지네 집에서 먹을 것을 축내듯 무언가 내게 손실이 오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덜 고약한 부분"을 찾아내어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딸에게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장점을 찾는 방법... 그것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