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01

빛이 사라지면 너에게로 갈게.” 


일본 패망 이후, 군정이 들어온 시대에 저명한 교수가 살해된다. 범인은 마리화나에 취한 미군으로, 미군 내부에서는 친정권 인사인 윤박교수를 살해한 미군에 대한 이미지 실추를 고려해 명의 무고한 여성 용의자들에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 한다. 종로경찰서에서 검안의로 일하고 있으며, 비밀리에 개의 이라는 이름의 탐정 일을 병행하고 있는 가성과 가성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부 기자 출신의 운서는 박교수 살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윤박 교수가 살해된 , 살해된 장소에서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목격된 명의 무고한 여성을 위해서. ‘모던조선 편집자인 선주혜와 한때는 식모였고, 술집 여성이었으며, 지금은 가정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윤선자와 윤박 교수의 조교이자 신인소설가인현초의까지. 그렇게 여성의 관계를 추적해 나가며, 가성과 운서는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여성 권익 향상을 위해 교수에게 잠자리를 요구받았던선주혜 술집 여성이었던 과거를 빌미로 협박을 받아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받았던윤선자’, 자신의 작업물과 생각까지 모조리 윤박교수에게 강탈당했던현초의’. 그리고, 모든 협박과 강탈적 요구가 이어지던 호텔 포엠의 사장 에리카까지. 태양이 오로지 혼자만 빛을 발하며, 주위 모든 것을 뜨겁게 태우는 시간이 지나고, 넉넉한 마음으로 태양의 빛을 반사해 끊임없이 우리의 주위를 도는 달의 시간. 모든 것을 창조했지만, 마귀가 되어버린 마고들의 사랑이야기는 조금은 더디고, 무용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어진 마음의 연쇄가 오래 기억되며 낙관하는 미래로 나아간다. 


🔖여기가 뭐라고 사람을 금지해? 이러다 어린애도, 노인도, 개도 금지당하는 황당한 세상이 오겠어. -91


🔖저렇게 빛나는 태양도 수많은 하나인 처럼, 우리 또한 우주에 흩어진 많은 하나이겠지만 달은 지구의 주위만 도는 것처럼, 그래도 나에게 유일한 지구는, 유일한 달은 , 운서라고 말이다. -88


🔖하지만 꽃은 언젠가 다시 피어나고 빛이 사라지면 나는 너에게 가리라. 어디선가 떠오른 낮달이 가성의 눈에 가득 들어왔다. -187 


02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에서는 셜록이 사라진 세계에서 기록과 기억을 이어나가는 왓슨들의 이야기를 한다. ‘마고에서는 가성이라는 인물이 추리를 하는 셜록의 이야기로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하지만 마고의 추리는 범인과 살해 동기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아니다. 관계 속에 숨겨진 사랑과 낙관을 추리한다. 작가인 한정현의 세계 속에는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알아보고 연대하게 되는 관계가 반드시 등장한다. 한주와 유키노, 설영과 신바, 가성과 운서, 에리카와 초희.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알아보고 연대하는 것은 어쩌면 우연이 만들어 하지만 실은 외롭지 않게 살아가라는 운명의 장치가 아닐까? 인간에게는 외롭지 않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어떤 사회, 법률, 신념, 가치, 이익도 사람의 위에 없듯이 우리는 우리를 자꾸만 외롭게 만드는 모든 것에 벗어나 그저 낙관하는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기억하고, 환대할 낙관으로 나아갈 있다. 그렇기에 한정현 작가의 소설 세계는 과거 역사의 페이지에 불과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로 이어지는 낙관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한정현의 세계에는 누구도 잊히지 않는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는 외롭지 않게 기억되고 기록된다. 그리고 외롭고 소외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역사가 어떻게 현재와 이어지는가 하는 의문은 한정현의 소설에서 답을 찾을 있다. 기억하고, 낙관함으로써 우리는 다른 가성으로, 운서로, 에리카로, 초희로, 송화로 현재를 살아간다. 역사는 기억됨으로써 현재와 이어지고, 낙관함으로써 희망으로 나아간다. 


03

한정현 작가님의 가장 가볍고 쉽게 읽을 있는 책을 추천해준다면? 이라는 질문이 나에게 온다면 처음 입문작은마고 하시라 추천하고 싶다. 연대하는 인물들, 소외된 사람들, 희미해진 역사에 빛을 비추는 기록물로서의 가치, 낙관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 재미와 감동까지. 뭐하나 놓치지 않은 훌륭한 작품이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한정현 작가님 적게 일하고 많이 버셨으면 좋겠는데, 한편으로는 많이 일하셔야 내가 행복할 같은 역설로 미안함과 고마움이 공존한다. 대신 작가님 일하시는 동안 많이 버실 있게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다. 


<현대문학으로부터 서포터즈 자격으로마고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봄이다, 살아보자 - 풀꽃 시인 나태주의 작고 소중한 발견들
나태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바람이 분다, 살아보아야겠다.’ 나태주 시인은 셸리와 발레리에 기대어 자신의 문장을 이렇게 완성했다. ‘봄이다, 살아보자’. 코로나19 사태가 2 차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모두가 익숙해져 버린 마스크와 마스크를 사람들이 지나는 풍경 속에서 나태주 시인의 기억을 빌려 일상의 순간들을 소환한다. 타인에게서 위로와 용기를 얻으며, 자신 또한 타인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며 자세히 보면 어여쁜 꽃처럼 시인의 일상을 빌려 우리의 일상 어여쁜 순간들이 떠오른다. 길가의 꽃에게서조차 생명의 에너지와 생의 경이를 느끼는 시인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작고 사소한 존재가 얼마나 경이롭고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차있는지, 그리고 단단하고 조용한 삶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느낄 있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시인조차 오랜 시간을 지내고 나서야 발견한 삶의 다정한 비밀들을 담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자의 함축된 단어로 줄일 없어 200장이 넘는 페이지의 글이 되어버린 시인의 이야기가 추운 겨울을 벗어나 봄으로 향해가는 현재의 나에게 따뜻한 마음과 위로를 전해준다. 영원한 슬픔도 위기도 사랑도 없듯, 아주 겨울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어느새 해가 많이 길어지지 않았냐고, 봄이 다가오고 있노라고 책을 전해주고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인 비트윈 : 경계 위에 선 자
토스카 리 지음, 조영학 옮김 / 허블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01

사이비종교신천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주인공 윈터 로스는 하루아침에 종교 공동체 엔클라베에서 쫓겨나게된다. 내세의 천국을 약속했던 종교 신천국에서의 삶은 기만적이고 착취적이었지만 도래해 타락한 세계에서 개인적 구원을 약속한 신천국을 위해 잘못된 신념과 믿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그녀가 하루 아침에 신천국에서 쫓겨나게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점으로 기후변화로 녹은 알래스카 동토층에서 나온 고대 바이러스가 아주 빠른 전염속도로 인간세상을 점령하고 세상은 정말 신천국의 교주 매그너스의 예언처럼 서서히 멸망과 재앙으로 뒤덮이게 된다. 신천국 밖에서의 새로운 삶을 이제 시작하던 윈터에게 세상을 구하게 , 매그너스가 비밀리에 숨겨왔던 백신의 실마리를 지닌 원천이 전달된다. 주입되고 강요받던 그릇된 신념과 믿음이 아닌 스스로의 결정과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행동하기 시작한 윈터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재앙과 팬데믹의 한복판을 질주한다. 


02

사람들의 일상과 삶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할때 종교는 사람들의 약한 마음을 파고든다. 종교는 개인의 믿음을 담보로 마음의 풍요로움, 정신적 안정, 삶의 의미와 목표의 공동체의 회복을 도와주지만 때때로 누군가의 믿음과 신념을 먹어치우는 게걸스러운 괴물이 되기도 한다. 괴물이 되어버린 종교는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생각을 있는 주체성을 마비시킨다. 사이비 종교의 폐단과 부조리를 낱낱이 고발하며 안에서도 나름의 행복과 목적을 찾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들이 소름이 끼치고 두렵기도 하다. 스스로 생각할 의지를 잃었을 다가오는 달콤한 목소리는 모든 것을 타개시킬 구원과도 같겠지만 내세의 삶이 아닌 지금의 삶에서의 구원은 종교나 타인이 있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와 목적의식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에도 공동체의 밖에 있는 외롭고 소외된 자들을 공동체로 끌여들여 그들의 삶을 착취하는 수많은 종교단체는 아직도 우리의 곁에 산재해있다. 우리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용기를 잃는다면 그릇된 신념과 믿음이 틈을 파고들 것이다. 인간이기에 우리는 수도 없이 약해지고 이해할 없는 선택들과 후회들을 만들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실수와 잘못을 인식하고, 모든 것을 돌이킬 선택을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많은 후회와 실수를 하더라도 나의 선택과 삶을 남에게 맡기지 . 그것이 책이 나에게 하나의 의미로 다가왔다. 


03

영화를 같은 스펙타클함이 있는 소설이다. 당장 영화로 만들어도 듯한 디스토피아 소설은 우리에게 기후 위기가 있는 또다른 위험과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를 하고있다. 실제로 2016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며 탄저균이 드러난 사건과 러시아 과학자가 350 바이러스는 자신의 몸에 주입한 사건을 토대로 사건으로 소설적 허용을 넘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존재하는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은 하나이다. 우리에게 이런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인류적 재앙이 발생하고 고통받는 인간들이 다양한 인간군상을 이루고, 세상의 구원을 위해 가장 평범한 영웅이 등장하는 다른 디스토피아 소설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와 부족한 서사가 조금은 아쉽게도 느껴지는 소설이지만 킬링타임으로 가볍게 읽어보기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충격적인 진실에 닿을 때까지의 개인의 이야기와 기록을 따라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소설입니다. 현실과 꿈�두 가지의�세상을 넘나들며 분열된 자아와 화려한 뉴욕의 미술계를 다룬 이야기로, 마지막에는 충격적인 반전과 진실이 있으니 반드시!�스포 없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0년대 미국인의 삶과 사회적 분위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기에 기대가 많이 됩니다. 붕괴직전의 현대 가족을 조너선 프랜즌이 어떤 언어를 사용해서 담았을지, 현대소설이지만 고전만큼 묵직하게 담고있을 메세지와 통찰을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