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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살아보자 - 풀꽃 시인 나태주의 작고 소중한 발견들
나태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평점 :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바람이 분다, 살아보아야겠다.’ 나태주 시인은 셸리와 발레리에 기대어 자신의 문장을 이렇게 완성했다. ‘봄이다, 살아보자’. 코로나19 사태가 2년 차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모두가 익숙해져 버린 마스크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지나는 풍경 속에서 나태주 시인의 기억을 빌려 일상의 순간들을 소환한다. 타인에게서 위로와 용기를 얻으며, 자신 또한 타인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며 자세히 보면 더 어여쁜 풀 꽃처럼 시인의 일상을 빌려 우리의 일상 속 어여쁜 순간들이 떠오른다. 길가의 풀 꽃에게서조차 생명의 에너지와 생의 경이를 느끼는 시인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작고 사소한 존재가 얼마나 경이롭고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차있는지, 그리고 단단하고 조용한 삶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시인조차 오랜 시간을 지내고 나서야 발견한 삶의 다정한 비밀들을 담은 문장들이 가득하다.몇 자의 함축된 단어로 줄일 수 없어 200장이 넘는 페이지의 긴 글이 되어버린 시인의 이야기가 추운 겨울을 벗어나 봄으로 향해가는 현재의 나에게 따뜻한 마음과 위로를 전해준다. 영원한 슬픔도 위기도 사랑도 없듯, 아주 긴 겨울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어느새 해가 참 많이 길어지지 않았냐고, 봄이 다가오고 있노라고 이 책을 전해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