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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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배달 중에 반가운 것을 보게 되었다. 출근길인 듯한 젊은 남자가

한 손에 들고 가는 책 한 권이 그것이다. 그 책은 나도 최근에

읽고 있는 '파라다이스' 이다. 그것도 그 남자와 같은 2권째이다.

 

내가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을 다른 누군가가 보거나 지니고

있으면 아주 반갑고 흐뭇해 진다. 마치 친한 친구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책 한 권을 매개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상대와 어떤 연대감 내지는 동질감이

형성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선뜻 다가가 "그 책 어때요?"

혹은 "재미있나요?" 하고 묻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파라다이스'를 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아멜리 노통브와

더불어 프랑스 작가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 '개미'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고, 단편집은 '나무'가 재미있었다. '뇌'나 얼마 전에

완간된 '신'은 소재나 발상은 기발하고 참신하나 작품의

밀도가 조금 떨어지는 듯 하다.

 

나의 경우 그의 단편이 더 탁월하다고 생각된다. '파라다이스'

는 '나무'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나름 상상력이 돋보이는 재미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본문에 삽입된 개성 넘치는 여러 일러스

트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작가 본인도 단편에 애정이 더

많은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작품이 무려 500여 편 정도가 되며,

그것은 현재 그의 하드 디스크 안에 저장되어있다고 하니, 그

왕성한 창작욕과 열의에 절로 감탄과 존경심이 들 정도이다.

 

어쨌든 길에서 만난 반가운 책 한 권이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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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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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잘 읽히는 글이 있다. 읽는 이들은 그래서 쉽게 썼을 거라는 짐작을 한다.

최근 신작을 출간한 박완서 씨의 얘기를 들어보면, 쉽게 쓰기가 더 어렵

다고 토로한다. 읽는 이를 배려해서 더 알아 듣기 쉽게 쓰려다 보니, 이래

저래 생각이 많아지고 글품이 더 들더라는 얘기다. 재미있는 내용과 튼실한

문장력, 의미있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 작가의 작품을 접하는 일은, 읽는

이에게 만족감과 더불어 행복감을 선사한다.

 

얼마 전 출간된 김영하의 새 소설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는

일단 재미있으며 자연스럽고 막힘이 없이 잘 읽힌다. 내용 또한 한 번쯤

곱씹게 만들 법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 책에 실린 13편의 단편들은

어디에도 발표된 적이 없으며, 청탁없이 내킬 때 쓴 소설들 이라고 한다.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모호한 풍경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낯설고도

흥미진진한 상상력이 펼쳐지는 이야기와 개인의 익명성과 존재감의 부재

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을 희화화한 내용의 이야기등, 실로 다채롭고도

맛깔스러운 단편들이 고루 담겨져 있다.


터무니 없어 보이는 이야기들도 그의 손을 거치면 제법 그럴싸하게 들리는

능청스럽고도 재능있는 이야기꾼인 이 작가의 작품 몇 권과 함께, 무더운

여름날을 잊어보는 것도 꽤 괜찮은 피서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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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26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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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실존 인물이지만 소설과 영화가 나오면서 전설같이 된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 라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일생의 많은 시간을 방랑속에서 전국의 수많은 검술 달인들과

결투를 벌였으며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전해져 내려

온다. 또한 '이도류' 라는 검법의 창시자로 당시 '암류 검법' 을

창시한 천재 검객 '사사키 고지로' 와 최후의 대결을 벌여 승리한 후

세인들의 눈을 피해 선의 세계에 몰두하다 일생을 마쳤다고 전해진다.

 

무사시는 그림과 서예에도 뛰어났고 진검 승부보다는 항상 목검 승부를

즐겨하던 사무라이로 '오륜서' 라는 병법에 관한 책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로 이 작품의 연재를 시작한지 9년이 되었다는 작가는

무사시가 검도를 향해 평생을 수행했던 것처럼, 작가 자신또한

치열한 작품 정진으로 '자기완성'을 추구하고자함이 아닌지

문득 생각해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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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25 (적색)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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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신간이 나올때 마다 이 책에 대한 개인적 궁금함은,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나

묵직하고도 화려한 연출에 대한 부분이라기 보다는, 또 이번엔 한 컷, 한 컷

그리고 전체를 어떻게 '세공' 해 놨을까 하는 작가의 필력인 점이다.

 

물론 필력이라는 큰 범위 안에는 이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진 의미이지만,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애초에 의도한 큰틀을 흐르듯 진행시켜 나간다기

보다는, 정교하고도 심미적인 공예품을 한 땀, 한 땀 세공해 이어나가는

장인의 진중하고도 치열한 고집과 정신이 느껴지는 까닭에서이다.

 

 

현재 진행중인 작품 속 주인공인 수행 검사 무사시의 정신적 화두는

사람을 베기 위해 존재하는 칼의 본질적 존재론에 대한 질문과 이해,

그리고 그 정체성이 숙명적으로 걸어가야 하는 '죽고 죽이는 나선' 에

대한 결심과 의지인 부분이다.

 

결국 이 작품의 큰 테마인 '검술' 이 '검도' 로서 완성되기 까지의 과정이

현재 진행중이지만, 그동안 치루어야 할 여러 명분들에 의해 희생되어질

수많은 목숨들은 한 검사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댓가 치고는 너무도 가혹

하고도 잔혹스런 일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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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타 Capeta 18
소다 마사히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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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웅이야기나 천재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그것은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일탈적인 자극과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평범한(듯 보이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천재를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처럼
천재적인 작가가 (개인적인 생각임^^)
천재이야기를 들려주는 경우도 있다.
 
 
" 출동 119 구조대 " " 스피드 도둑 " " 스바루 " 등의
작품속에서 일관되게 '천재'들의 이야기를 다루어 온
소다 마사히토 작가.
 
 
그가 즐겨 다루는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천재들이며,
열정적인 노력또한 아끼지 않는 가공할(!) 존재들이다.
 
 
이 작품의 기본 스토리의 뼈대는 비교적 간단해 보인다.
(물론 카트와 경주용 자동차,그리고 카레이싱의 세계와
 그와 관련된 각종 정보는 결코 간단치 않다.^^;;)
 
 
 
한부모 가정에서 외롭게 자란 주인공 카페타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자동차 운전에 있어서는 탁월한 재능과 소질을 타고났으며, 어떤 계기로
인해 접하게 된 카트 세계에 흥미를 느끼곤 무섭게 몰두하게되며, 그로인해
폭발하듯이 실력이 발전을 거듭해 나감과 동시에 모든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
마침내 모든 드라이버들의 꿈의 무대인 F1대회의 최고의 카레이서로 성장해
나간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가는 천재다.
비주류의 소재들을(소방관. 사이클 선수. 발레리나. 카레이서) 그만의
탄탄한 구성과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는
스토리텔링 능력, 그리고 대담하고도 힘찬 대생 솜씨와 절묘한 완급조절과
더불어 마치 빨아들이는 듯한 뛰어난 연출력은 가히 압권이라 할만하다.
 
 
개인적으로 천재 작가인 슬램덩크의 '다케히코 이노우에'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작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궁금하다면 그의 작품중 아무거나 골라서 한번 읽어 보시길!
(단, 끝까지 보느라 밤을 꼬박새워 다음날 일상에 지장을 초래해도 절대 책임못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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