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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면 - 수치심, 불안, 강박에 맞서는 용기의 심리학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2월
평점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그대로이지만, 모든 것이 달라지는 마법을 우리는 종종 마주한다. 한 순간 달라진 나의 마음가짐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그것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마법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딛는 용기가 필요하다.
<마음 가면>은 그런 용기가 필요한 순간을 알려준다. 우리가 언제 용기를 내어야 하는지, 무엇이 우리는 부여잡고 있는지, 어디를 헤매고 있는지를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저자인 브레네 브라운은 20년 동안 취약성, 수치심에 관한 연구를 해온 심리 전문가이다. 물론 전문가라고 해서 그녀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자신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읽는 이에게 조금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는 완벽할 필요가 없으며, 완벽할 수도 없음을 이야기한다. 괜찮다고,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지금을 응원해준다.
그럼 우리는 언제 스스로에게 혹은 타인에게 괜찮다고, 충분하다고 이야기해줘야 할까? 이 책의 키워드는 ‘취약성’이다. 저자는 취약성을 불확실성, 위험, 감정 노출로 정의한다. 즉 나의 반응이, 행동이, 대응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불확실한 상황, 혹은 그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상황을 말한다. 불확실과 위험을 인지하면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고 그 두려움은 우리는 마비시킨다. 두려움이 가동되면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음 가면을 만들어낸다. 외면하거나, 되려 화를 내거나,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 문제는 순식간 씌워진 마음 가면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마음 가면을 벗어 ‘온 마음을 다해’ 살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보호 장구를 벗어던지고 실패도 하고, 넘어도 지고, 깨져도 보면서 삶을 살아가야 함을 말한다.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란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용기와 공감 능력을 지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든, 미처 못 해낸 일이 얼마나 많든 나를 긍정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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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일들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못 할 일도 아니다. 우리는 매일 마주치는 많은 취약한 순간에 용기를 내야하며, 그 용기는 나를 충분히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관람석에 앉은 사람들의 반응을 저울질하면서 나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시간 낭비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내 곂에 있어줄 사람들은 팔만 뻗으면 닿을 곳에 있었다. 이것을 알고 나니 모든 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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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두려운가.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가. 관람석에 앉아서 지적질하는 이들이 두려운가. 그렇다면 그들에게 말하자. “그 입 다물라!” 혹 내가 관람석에 앉아있다면 내 입도 다물자.
나 또한 취약한 점이 무척이나 많은 사람이다. 그 중 하나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정리정돈’의 벽이다. 혼자만의 일이었던 것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나니 모두의 일이 되었다. 물론 이런 생각은 비교에서 시작됐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대한 로망이 부러움이 되고, 부러움이 비교가 되고, 비교가 나의 취약한 점이 된 것이다. 이런 취약점은 가끔 화살이 되어 나에게,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향한다. 정리정돈이 되지 못 한 상황에, 스스로를 질책하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하지만 취약성은 장점이 되기도 한다. 나의 이런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을까 싶지만, 이런 취약성 덕에 나는 꽤 무던한 편이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어’라는 마음은 삶을 조금은 느슨하게 만들어 준다. 아 물론, 정리정돈을 잘 하는 분이 빡빡하다는 말은 아니다. 오해없으시길. 나는 정리정돈을 잘 하는 그대들이 여전히 부럽다.
아무튼, 우리는 많은 취약성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취약성이 드러나는 순간에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러니 즐기자. 즐거웁게 맞이하자.
갑자기 장기하의 ‘그건 니 생각이고’ 노래가 생각난다. 관람석에서 입 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그건 니 생각이고, 이건 내 삶이야.”라고 말이다.
대담하게 뛰어들기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용기를 낸다는 것이다. 부족한 느낌과 수치심이 우리를 지배하고 두려움이 제2의 본성이 돼버린 세상에서 취약해진다는 것은 커다른 도전이다. 당연히 불편하기도 하고, 약간의 위험도 따른다. 그리고 우리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사어 입을 확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대답하게 뛰어들기’가 내게 어떤 의미였는가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한 가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삶의 바깥쪽에 서서 삶을 들여다보기만 하면서 ‘만약 내 모습을 드러내고 진짜 나를 보여줄 용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궁금해하는 것만큼 불편하고, 위험하고, 상처가 되는 일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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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답하게 뛰어드는 그대들을 하루를 뜨겁게 응원한다.
GOOD LUCK!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