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처럼 비지처럼 달달북다 5
이선진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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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북다 시리즈는 교보문고에서 나오는 포켓북 시리즈 입니다.

지난 번에는 칙릿이었는데 이번에는 퀴어네요.


제목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표지 그림이 두부랑 콩인 것을 보니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를 이야기 하는 거였네요.

슬쩍 봤을 때는 반짝이는 접시 위의 두부를 모자라고 생각했어요.




언제부터인가 퀴어물이 별스럽지 않은 시대가 되었지만 그게 우리 집에서 그것도 내 아들이 대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남에게는 한 없이 너그러울 수 있지만 우리 집 이야기니까요.

4대째 가업을 이어 오고 있는 손두붓집 장남 옹순모가 엄마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가 두부 싸대기를 맞는 것도 이해가 가요.

이 난리를 보고 나니 오빠와 같은 처지인 옹모란은 차마 커밍아웃을 할 수 없었지요.


손두붓집 남매인 순모, 모란, 아빠는 두부 손상으로 사망.

심각해야 하는 상황인데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렸어요.


연인 사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랑해' 라는 말 조차 당당하게 하지 못하고 '해사해'라고 바꿔 말해야 하고, 커밍 아웃을 하자마자 두부 싸대기 맞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같은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들이 모두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한데 소설의 분위기는 어둡지 않고 유쾌합니다.

아라뱃길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아라뱃길을 달리고 순모가 어플로 만난 애인을 함께 애인인 유정과 함께 만나러 가는 떠들썩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웃음이 배어 나왔어요.


이 책을 읽으며 '박진감'이라는 단어에 '진실에 가까운 느낌'이라는 의외의 뜻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작가 일기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는 자문자답을 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박진감 넘쳤니?

-아주아주 진짜로 정말 많이, 그랬다고.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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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를 알고 싶어서
키쿠다 마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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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이 있을까요?!

노랑과 검정으로만 그린 책인데 한도초과의 사랑스러움 때문에 서평 신청을 해놓고는설레며 기다렸어요.


그림책 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기쿠타 마리코가 글과 그림 작업을 혼자 한 이 책은 일본에서만 100만부가 넘게 팔린 밀리언셀러 입니다.

2011년 3월에 출판 된 뒤로 두 번이나 표지 디자인이 바뀐 책인걸 보니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느낌이 오네요.


배송 온 책은 말 그대로 선물같은 책이었어요.





앞 쪽 면지에는 아기 천사가 페이지를 넘겨 주고 있어요.

넘긴 페이지로 구름이 빼꼼히 보입니다.

뒤 쪽 면지에 날리고 있는 천사의 깃털은은 하늘 나라로 돌아간 아기 천사의 흔적일까요?


하늘 나라 구름 위에서 잠을 자던 아기 천사에게 지상에서 들려 온 수많은 "고마워요"에 고마워요의 의미가 궁금해진 아기 천사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인간 엄마의 배 속으로 들어가 아기로 태어납니다.

태어난 아기는 무수히 많은 고맙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무럭무럭 자랍니다.

엄마의 보살핌 속에 사랑를 듬뿍 받고 자라던 아기 천사는 무언가를 받는 행복이 고마워요라고 생각합니다.

식물과 동물을 키우고 할머니와 엄마를 돕고 친구와 나누고 음악을 연주하던 아기천사는 무언가를 주는 행복도 고마워요 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받을 수 있는 것, 줄 수 있는 것 이 모두가 고마운 것이라는 걸 깨달은 아기 천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살면서 제일 많이 고맙다는 말을 해 본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 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존재 자체가가 너무 감사해서 고맙다는 말을 달고 살았어요.

그런데, 아이였던 저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키워 주신 부모님께는 감사하다는 표현에 인색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부모님께서 해주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앞으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표현을 많이 해야 겠어요.


어려운 일을 이겨내는 힘이 되게 하는 사랑의 말인 '고마워요'를 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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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IB교육으로 - 세계를 누릴 아이들을 위한 숲유치원 이야기
임은정 지음 / 녹색지팡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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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짱'을 통해 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저는 저희 아이가 획일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아이가 두 살 무렵 수소문을 해서 찾아 갔던 소아과에서 신기한 광경을 마주했어요.

외국에서 오랫동안 소아과를 운영하시다 한국으로 들어 오신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이를 이리 저리 살피시며 한 시간 가까이 진료와 아이에 관한 상담을 해 주셨는데 바로 옆에 원장님 사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유치원이 있었어요.

유치원 마당에는 일반 유치원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한 나무들과 나무를 이용한 놀이터가 있었고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놀이터로 달려 나와 신나게 놀고 있었어요.

나중에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이 곳으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집에서 편도로 두 시간이나 걸리는 그 곳에 아이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했지요,

집 근처에 자연 속에서 뛰어 놀 수 있는 숲 유치원은 없을까 알아봤지만 안타깝게도 가까운 곳에는 없었기에 놀이 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어릴 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의 아동 학대 뉴스가 자주 등장하는 바람에 다섯살이 되어서야 처음 놀이학교에 보냈어요.

이 책을 읽다보니 아이가 다녔던 놀이학교의 커리큘럼과 일치하는 부분이 꽤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숲 유치원의 교육목표는 만족지연 능력, 메타인지, 자기 조절력, 편견 없는 자존감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이 곳에서는 유아의 발달 단계를 확인하기 위해 문해력과 수리력 검사와 함께 '조망 수용 능력' 검사를 합니다.

조망 수용 능력 검사는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을 시각적. 정서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확인하는 것으로 같은 연령이라도 각자 발달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개인의 발달 특성을 이해 못한 교사가 지나친 기대로 아이를 몰아붙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유아에 대한 세심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을 하는 곳인 만큼 유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외부 강사가 오는특별 활동을 하지 않는 이 곳에서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며 써 내려간 교육일지를 읽으며 다시 유치원에 보낸다면 꼭 이곳을 선택하고 싶을만큼 감동을 받았습니다.


유아 교육의 역사는 100년 남짓이고 그나마도 자연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연구된 것은 30년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유아 교육이 유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성인들이 각자의 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면이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아이의 발단 단계상 무엇보다 중요한 유아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선생님과 부모님들이 좀더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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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율의 인연 - 얼굴이 최고의 스펙
이시다 가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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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회사를 다녀본 경험이 없는 제 입장에서는 '인사과'라고 하면 직원을 좌지우지 하는 절대권력? 이런 느낌이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 오노는 좌천을 당해 인사과로 발령이 납니다.

그 후 앙심을 품은 그녀는 회사에 타격을 주기 위해 빨리 이직을 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합니다.

제목처럼 '황금비율'을 가진 사람을요.


설정부터가 기발한 이 책의 작가인 이시다 가호는 명문인 도쿄공대 공학부 출신으로 순문학을 대상으로 하는 스바루 문학상으로 데뷔했지만 순문학이라면 세트처럼 따라 나오는 가족, 연애, 우정 같은 소재는 다루지 않겠다고 한 특이한 작가입니다.





유명한 대기업인 K엔지니어링의 유능한 챗봇 '마도카'가 세간에 화제가 되었을 때, 챗봇에 대해 궁금해 하는 공무원에게 [시끌별 녀석들]의 '라무'를 닮은 마도카가 노출이 심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가 졸지에 '내부 고발자"로 야후 뉴스에 오르게 된 오노는 프로세스부에서 인사부로 발령이 납니다.

"회사에 불이익을 끼치는 사람을 우리 부서에 둘 수는 없다."


회사에 앙심을 품은 그녀는 1차 면접 담당자로 최대한 회사에 악영향을 끼칠 사람을 뽑으려 하는데, 챗봇 사건으로 나락으로 간 회사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활약하고 있는 기업'에게 주는 '에후보시'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남녀 성비까지 맞춰야 했고 고민끝에 얼굴의 가로세로 비율이 황금비율인 사람을 뽑기로 합니다.


뭘 이렇게 까지? 라는생각이 들만큼 회사에 타격을 주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자신만의 기준을 설정하는 오노의 완벽주의와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면접 대상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는상황.

급기야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여성의 시점에서 종합적으로 아주 잘 선택한다는 칭찬까지 받게 됩니다.


'헉'소리가 절로 나오는 라무를 닮은 챗봇에 '남자는 학력, 여자는 어학' , 여성의 시점 이라는 둥 남성 위주의 대기업 문화는 씁쓸함을 남겼지만 신선한 소재와 전개에 어떤 결말이 올지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궁금해 지네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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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밑의 검은 제국 - 인간을 닮은 가장 작은 존재 개미에 관하여
동민수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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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집단 생활을 하는 개미의 생태를 들여다 보는 것은 인형 놀이나 소꿉 놀이보다 매력적이라 어릴 때부터 개미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서평 코너에서 이 책을 처음 발견했을 때, 소설책을 연상케 하는 제목에 몇 번이나 맞는지 확인하고는 서평 신청을 했습니다.


며칠 전에도 개미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을 읽으며 머리 속으로만 상상하며 궁금해 하던 것들이 싹 다 풀릴 만큼 사진 자료가 풍부해서 유난히도 숨가쁘게 읽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개미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알면 알수록 더 깊이 매료될 수 밖에 없는 개미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한 책입니다.





개미와 흰개미는 색깔만 다른 개미라고 생각했는데 개미는 진사회성(사회성이 극도에 달해 높은 수준의 협력과 분업이 이루어진 상태)이 있는 벌의 일종이고 흰개미는 모여사는 바퀴벌레의 일종이라는 사실은 저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흰개미의 사진을 본 적은 없었는데 이 책에 나온 사진을 비교해 보니 정말 개미보다는 바퀴벌레에 더 가깝게 생겼더군요.

흰개미의 이름에 개미가 들어가는 것도 단순히 모여 사는 모습이 개미와 닮았다는 것 때문이고 흰개미 집단에는 여왕흰개미와 왕흰개미가 공존하며 번식을 책임집니다.


개미는 부지런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의외로 워라벨을 철저하게 지키는 곤충이라고 합니다.

밖으로 나온 개미는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개미집 안에 있는 개미들 중에는 30%만 일을 하고 나머지는 쉬고 있고 그나마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동안 일을 거의 하지 않는 개미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평소 알던 개미와는 확연히 다른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으니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것이 당연 하겠죠?

이 밖에도 암을 찾아내는 개미 이야기,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는 개미 내비게이션 등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을 통해 개미가 지구 생태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개미의 행동 패턴이 복잡한 인간 사회의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하는 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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