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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의 살림집 - 근대 이후 서민들의 살림집 이야기
노익상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저는
서울 사는 79년생 남자고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부끄럽게도 많이 읽기 보다는 많이 사들이는 축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선생님 책과 인연이 닿게 되었고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만 해도 어릴 땐 "돈이 없어서 고기를
많이 먹지 못하는" 집 아이였습니다.
아버님께서 꽤 번듯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셨고 그래서 아마 중간 정도 수준은 충분히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의 "가난"처럼 열등감이나 경쟁에서의 패배 혹의 구조적인 피해자의 느낌이 아닌 그냥 "원래 그런 것"으로 느껴졌던 건, 다들 그런 시절이었기 때문일까요.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가난이 지금의
가난과 다른 것처럼
예전의 가난은 병 같은 것이 아니라, 아니 암 같은
특별한 병이 아니라
감기처럼 모두가 달고 다닌, 그래서 특별할 것 없고
그리 부끄러워울 것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그런 가난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잊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처럼 대단한, 죽을 병처럼 두려워할 것은 아니라는
걸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가난"이 무슨 딱지가 아니라 사람의 삶이 그럴 법도 한, 가난한
사람도 다 같이 "살아간다"는 걸 잊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식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뜻으로 쓴 게 아닌데" 하실 것 같지만 ㅎㅎㅎ
글은
참 무서운 것이라 읽어보면 사람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책 속에서 가난을, 혹은 그런 삶을 안타까워하는
시선이 없는 것이 좋았습니다.
같은 사람들끼리 누가 누구를 불쌍히 여기는, 나는
낫다, 저런 것이 두렵다고 생각하는 것, 제가 그럴 때마다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냥 있는대로, 몸으로 마음으로 느낀 것을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고 마음이 깨끗해졌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