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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ㅣ TV동화 행복한 세상 10
KBS한국방송 지음 / 샘터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공명현상은 하나의 소리굽쇠를 때리면 곁에 있는 다른 소리굽쇠도 진동하면서 소리를 내는 현상을 지칭한다. 하나의 물체가 소리를 내며 울때, 같은 주파수를 가진 다른 물체도 같은 소리를 내며 우는 현상이다. 우리 가슴도 마찬가지다. 옆에서 다른 가슴이 울고 있을 때, 아무 이유없이 우리 가슴도 따라 운다.
'아무 이유없이'라고 얘기했지만, 정말 아무 이유도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질곡의 순간들을 맞게된다. 가난때문에, 남들의 욕심때문에, 비정한 이웃들 때문에, 믿었던 사람들의 배반때문에, 우리 가슴은 온통 시퍼런 멍투성이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세파에 시달린 우리 자신도 돌덩이처럼 굳어버린 마음의 문을 닫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눈을 질끈감고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곁에서 울고 있는 어느 작은 가슴의 울림을 느낀다. 소리도, 색채도, 냄새도 없이 다가온 그 흔들림은 어느새 굳게 닫혔던 우리 가슴의 문을 열고, 비장했던 결의를 무장해제하고, 열린 가슴의 구석구석을 같은 주파수로 울리게 한다. 그렇게, 고통을 통해서 우리는 성장하고 삭막해져가는 세상을 지키는 작은 등불이 되어간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그런 작은 감동의 드라마들을 엮어 놓은 책이다. 우리가 그동안 눈을 감고 있었던, 때로 외면해버렸던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모든 어머니들이 본능적으로 발휘하는 희생의 힘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낯선 남녀가 만나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면서 고통의 순간을 함께 넘어갈 때마다, 마주 잡은 손을 노 부부애란 얼마나 감동스러운 것인지, 삶이 고단해서 걷던 길에 주저앉아 버린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이들의 이웃사랑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퇴근이 늦은 나는, KBS에서 방영되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정규방송 시간대에 본적이 없었다. 다행히도 밤 열두시를 훨씬 넘긴 시간에 보내주는 재방송을 접할 기회가 있었을 뿐이다.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손발을 닦고 양치를 하고, 파자마를 입고 이불 위에 누워 바라보던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그렇게 내게 가슴 뭉클한 감동 속에서 하루를 마감하게 해주었다.
이 아름다운 프로가 샘터출판사에서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서점으로 달려나갔다. TV화면에서 영상으로 스쳐지나가던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이 책의 형태로 애잔한 삽화들과 함께 활자로 뉘어져 있었다. 잠자리에 누워 책으로 읽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의 감동은 더 길게, 그리고 더 깊게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여러사람이 말하듯,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내 가족과, 친구와, 동료와 그리고 수많은 이웃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