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영화처럼 아름다운 동화 4
김기덕 원작, 김문영 지음, 안승희 그림 / 샘터사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삶과 죽음, 사랑과 집착, 분노와 절망,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과 피할 수 없는 숙명을 한 편의 우화와 같은 동화 속에 담은 책이다. 물방울처럼 투명하고 간결한 문체. 한장씩 찢어 내어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두어도 좋을 만큰 인상적인 그림들. 책을 읽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느끼게 되는 감동과 깨달음이 전해져 오는 책. 분명, 영화와는 다른 단아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쉽게 읽히고 그림도 좋다. 하지만 반드시 다시 한번 들쳐보게 만드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
산도르 마라이 지음, 임왕준 옮김 / 솔출판사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이야기는 베니스의 감옥을 탈출한 쟈코모(카사노바)가 볼자노라는 도시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볼자노에는 쟈코모가 예전에 유혹한 적이 있었던 젊은 여인 프란체스카가 살고 있다. 그녀는 유럽의 권세가들 중의 하나인 늙은 귀족 파름므 백작의 아내가 되었다. 오래전, 쟈코모는 프란체스카를 얻기 위해 파름므 백작과 결투를 벌인 적이 있으나 패배하고 결국 그녀를 백작의 품에 안겨준 채 사라진 적이 있다. 어느날 밤 백작이 찾아와 쟈코모에게 자기 아내와 하룻밤을 보내주는 대가로 자유를 주겠다는 계약을 제안하고, 이내 프란체스카가 밤을 타고 그의 침실을 찾는다....

이 소설은 사랑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쟈코모에게서 버림받았던 프란체스카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도 바칠 수 있는 여자다. 그녀는 쟈코모에게 말한다. 네가 원한다면 가장 요염한 여자가 될 수도 있고, 네가 원한다면 다른 여자를 네 침실에 넣어줄 수도 있고, 네가 원한다면 내 얼굴을 흉하게 만들어 평생을 갇혀서 살 수도 있다고. 사랑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프란체스카 앞에서 쟈코모가 가지고 있는 욕망과 정복욕은 힘없이 무너져 버린다.

불과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이 이야기는, 하나의 장이 한 사람의 대사로 이루어져 있을 정도로 긴 호흡의 소설적인 흥분을 자아낸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욕망과 지배욕을 버리지 못하는 백작, 여자를 정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해왔던 쟈코모, 욕망보다 한 차원 높은 사랑의 세계를 보여주는 프란체스카. 이들 세명이 그리는 분노와 갈등과 대결과 사랑의 구조가 극적 대사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결국, 세상 모든 욕망과 욕심을 단숨에 잠재울 수 있는 거대한 힘은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동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진한 소설 읽는 재미를 마음껏 느껴볼 수 있었던 산드로 마라이의 명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스 히딩크, 열정으로 승부하라 - 경제경영 전문가 3인이 분석한 히딩크의 파워 리더십
공병호.윤태익.김기홍 지음 / 샘터사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대했을 때, 나는 그저 판에 박힌 히딩크 찬사로 가득한 일종의 헌사집이거나 히딩크 현상을 억지로 기업경영에 결부시킨 시류적인 경영서에 불과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히딩크를 주제로 한 책들이 이미 다른 출판사들에서 많이 발간되었으므로 별로 다를 것이 없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나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공병호 씨는, 히딩크의 승리가 '계약문화의 승리'라고 말한다. 그의 뛰어난 지략과 리더쉽이 발휘될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과감한 투자를 위해서 유례없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계약'으로 명시된 조항들의 힘이었고, 그런 '계약문화'를 몸으로 실현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공적인 관계에 대한 서구와 동양의 개념적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구두로 약속을 하고 성문화하지 않아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적이 많았다. 또, 축구계에까지 퍼져있는 학연과 지연으로 인한 불공정한 선수선발이나, 텃세관행들을 깨부술 수 있는 힘도 합리적인 계약문화에서 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기업 내에 잔존하는 구태의연한 세력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도 조직원들 간의 선명한 계약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 경영자로서 혹은 그 기업의 직원으로서, 히딩크 현상을 경영학적으로 해설한 이 책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특히 윤태익씨의 기업과 조직의 색깔론도 흥미로운 내용들이었고, 김기홍씨의 글도 좋았다. 다만, 박스 안에 들어있는 본문을 읽을 때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좋은 책, 잘 만든 책이라고 생각해서 별 다섯개를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이즈는 나쁜 말을 해요 - 아이들의 세상 깨물기 3
크리스티앙 랑블랭 지음, 김철수 옮김 / 너른들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엄마랑 아가랑... 언젠가 어느 출판사에서 펴냈던 잡지의 제목이다. 참 좋은 잡지였는데, 지금은 휴간되었다고 한다. 왜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이제 엄마들은 아가랑 같이 책을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놀이방 봉고차가 오면 실어보내고, 봉고차가 데려다 주면 학원에 보내고, 학원이 끝나면 영어교재 선생님이 오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애는 그렇게 키우지 않았는데... 이 책의 컨셉은 바로 그런 건강한 '엄마랑 아가랑'의 책일기를 권하는 식으로 되어있다.

애기들이 보아도 재미있고, 부모가 읽어도 재미있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할 때, 물건을 훔치고 들어왔을 때, 싸울 때, 욕을 할 때,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그저 성질나는대로 야단을 칠 것인가, 아니면 그 원인을 파악해서 어떤 교육적 방법을 적용할 것인가..우선 부모인 내가 어떤 확실한 신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세상깨물기 시리즈의 책들은 신선하고 믿을 만한 답을 준다. 만화처럼 그려진 일러스트레이션 덕분인지, 아이들도 좋아한다. 특히,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즐겁다. '엄마랑 아기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V동화 행복한 세상 TV동화 행복한 세상 10
KBS한국방송 지음 / 샘터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공명현상은 하나의 소리굽쇠를 때리면 곁에 있는 다른 소리굽쇠도 진동하면서 소리를 내는 현상을 지칭한다. 하나의 물체가 소리를 내며 울때, 같은 주파수를 가진 다른 물체도 같은 소리를 내며 우는 현상이다. 우리 가슴도 마찬가지다. 옆에서 다른 가슴이 울고 있을 때, 아무 이유없이 우리 가슴도 따라 운다.

'아무 이유없이'라고 얘기했지만, 정말 아무 이유도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질곡의 순간들을 맞게된다. 가난때문에, 남들의 욕심때문에, 비정한 이웃들 때문에, 믿었던 사람들의 배반때문에, 우리 가슴은 온통 시퍼런 멍투성이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세파에 시달린 우리 자신도 돌덩이처럼 굳어버린 마음의 문을 닫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눈을 질끈감고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곁에서 울고 있는 어느 작은 가슴의 울림을 느낀다. 소리도, 색채도, 냄새도 없이 다가온 그 흔들림은 어느새 굳게 닫혔던 우리 가슴의 문을 열고, 비장했던 결의를 무장해제하고, 열린 가슴의 구석구석을 같은 주파수로 울리게 한다. 그렇게, 고통을 통해서 우리는 성장하고 삭막해져가는 세상을 지키는 작은 등불이 되어간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그런 작은 감동의 드라마들을 엮어 놓은 책이다. 우리가 그동안 눈을 감고 있었던, 때로 외면해버렸던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모든 어머니들이 본능적으로 발휘하는 희생의 힘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낯선 남녀가 만나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면서 고통의 순간을 함께 넘어갈 때마다, 마주 잡은 손을 노 부부애란 얼마나 감동스러운 것인지, 삶이 고단해서 걷던 길에 주저앉아 버린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이들의 이웃사랑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퇴근이 늦은 나는, KBS에서 방영되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정규방송 시간대에 본적이 없었다. 다행히도 밤 열두시를 훨씬 넘긴 시간에 보내주는 재방송을 접할 기회가 있었을 뿐이다.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손발을 닦고 양치를 하고, 파자마를 입고 이불 위에 누워 바라보던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그렇게 내게 가슴 뭉클한 감동 속에서 하루를 마감하게 해주었다.

이 아름다운 프로가 샘터출판사에서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서점으로 달려나갔다. TV화면에서 영상으로 스쳐지나가던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이 책의 형태로 애잔한 삽화들과 함께 활자로 뉘어져 있었다. 잠자리에 누워 책으로 읽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의 감동은 더 길게, 그리고 더 깊게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여러사람이 말하듯,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내 가족과, 친구와, 동료와 그리고 수많은 이웃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