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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열정으로 승부하라 - 경제경영 전문가 3인이 분석한 히딩크의 파워 리더십
공병호.윤태익.김기홍 지음 / 샘터사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대했을 때, 나는 그저 판에 박힌 히딩크 찬사로 가득한 일종의 헌사집이거나 히딩크 현상을 억지로 기업경영에 결부시킨 시류적인 경영서에 불과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히딩크를 주제로 한 책들이 이미 다른 출판사들에서 많이 발간되었으므로 별로 다를 것이 없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나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공병호 씨는, 히딩크의 승리가 '계약문화의 승리'라고 말한다. 그의 뛰어난 지략과 리더쉽이 발휘될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과감한 투자를 위해서 유례없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계약'으로 명시된 조항들의 힘이었고, 그런 '계약문화'를 몸으로 실현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공적인 관계에 대한 서구와 동양의 개념적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구두로 약속을 하고 성문화하지 않아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적이 많았다. 또, 축구계에까지 퍼져있는 학연과 지연으로 인한 불공정한 선수선발이나, 텃세관행들을 깨부술 수 있는 힘도 합리적인 계약문화에서 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기업 내에 잔존하는 구태의연한 세력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도 조직원들 간의 선명한 계약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 경영자로서 혹은 그 기업의 직원으로서, 히딩크 현상을 경영학적으로 해설한 이 책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특히 윤태익씨의 기업과 조직의 색깔론도 흥미로운 내용들이었고, 김기홍씨의 글도 좋았다. 다만, 박스 안에 들어있는 본문을 읽을 때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좋은 책, 잘 만든 책이라고 생각해서 별 다섯개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