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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열정, 반기문 - 외교관을 꿈꾸던 소년에서 UN 사무총장까지, 개정판
이하원.안용균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아이를 데리고 서점에 갔다가 몇 권을 책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책따세에서 추천한 책들과 주변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몇권 샀는데,
반기문씨에 대한 책은 훑어만 보고 사지는 않았다.
그래도 1월2일부터 출근을 시작한 반기문씨의 후세인 사형에 대한
언급 등, 이슈가 되고 있어서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했다.
아직 도착은 하지 않았으니, 서점에서 훑어보았던 두 권의 책에 대해서
간략한 서평을 올린다.

명진에서 나온 '바보처럼...'은 청소년이 읽기 좋게 경어체로 동화처럼
만들었다. 아마도 반기문씨에 대한 신문기사 등을 여기저기서 모아다가
이야기로 꾸민 것 같다. 내용은 그런대로 잘 읽힌다.  
어른이 읽기에는 조금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가 궁금하게 여겼던 반기문씨의 이념적 성향이나 철학,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실제적으로  부딪혔던 정치외교상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언급이 없다.

기파랑에서 나온 '조용한 열정'은 신문기자들이 취재를 통해 확인한
정보들을 토대로 만든 책이어서 정보적인 부분이 충실했다.
반기문씨의 어린시절, 외교부에 근무하던 시절, 총장선출의 배경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특히 주변사람들의 진술을 많이
담았다. 그러니까, 동화처럼 꾸민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 취재를 통해서
쓴 글이어서 현장감이 돋보인다. 반면에 미국과의 관계나 총장선출과정의
비화 등은 청소년에게는 좀 어려울 수도 있다.
반기문씨의 사무총장 수락연설을  이익훈씨가 해설한 해설집과
시디가 부록으로 들어있다.  

책의 두께는 거의 비슷하고, 반기문씨에 대한 진지한 이해를 원한다면
'조용한 열정'이 좋은 것 같고,  동화처럼 쉽게 읽으면서 반기문이란
인물을 이해하고 싶다면 '바보처럼'이 좋은 것 같다.
나는 '조용한 열정'을 구입했다. 아들놈도 보고 나도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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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만나는 처칠 - 패배자의 인생역전 스토리
김형진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세월이 흐르면서, 젊은 시절에 품었던 꿈들이 점차 퇴색해가는 걸 느끼게 된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그 시절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현실이 견디기 힘든 것이다. 희망이라도 있다면 그래도
용기를 내련만,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가지고 남은 삶을 성공은 고사하고
실패로 끝내지 않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이제 다시는 보란 듯이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쯤, 내게 큰 용기를 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사실 처칠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 그저 2차대전때
영국을 나치독일로부터 구한 수상, 종전 후 세계평화를 위해 싸웠던
지도자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나보다 더 비참한 현실을 견뎌왔고,
60부터 인생의 전성기를 맞은 사람이다. 불행한 가정, 가난, 배반, 따돌림
끝없은 돈 걱정과 패배로 얼룩진 삶을 살았지만, 그는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만약 챔벌레인처럼, 강력한 독일의 공격과 점령을 피하고자
히틀러의 평화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아마도 영국은 오늘날의 위치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독일에게 점령당한 영국인에게 달콤한 제안과 타협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모든 국민이 평화라는 탈을 쓴
굴복을 선택했을 때, 홀로 일어나 마지막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나치독일에 대항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을 전정터로 몰아넣는 선택을 하는 것이었으리라.
원칙을 지키고, 결코 타협하지 않고,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처칠.
삶에 지치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처칠의 성공비결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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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없는 사람을 그리는 아이들
후지와라 토모미 지음, 김소연 옮김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연이라기 보다는 아는 사람이 아이교육에 대한 놀라운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라면서 독서를 권했다. 쉽게 읽혀서 단숨에 읽긴 했지만, 책을 읽은 뒤에도 뭔가 마음이 찜찜했다.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밖에서 일을 하기에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과 사랑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죄의식에 나 자신을 모자란 엄마라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던 것이 사실이다. 다른 엄마들처럼 하루종일 애 옆에 붙어 있고, 공부도 봐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었다. 소위 스킨쉽 육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아이와의 신체접촉도 잦은 편이 못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바로 나같은 엄마가 오히려 좋은 엄마임을 역설하고 있었다. 전업주부가 키우는 애들, 스킨쉽을 많이 경험한 애들, 엄마가 많이 간섭하는 애들이 오히려 문제의 소지가 많음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래서 심지어 사람을 그릴 때도 몸통만 있는 괴물을 그리고, 강을 그릴 때도 동그라미나 사각형을 그려놓은 해괴한 애들까지 생겨난 현상을, 자료를 통해서 분석하고 있었다. 하긴, '요즘 아이들'이 우리가 자랄 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은 자주 실감한다. 형제나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사회성을 습득하지도 못하고, 동네에서 놀거나 형에게 숙제를 도와달라고 하기 보다는, 전자오락이나 학원에 더 익숙한 아이들이니까 말이다. 일본도 전쟁에서 패한 뒤에 어려운 시절을 보냈지만, 오히려 전후세대 어린이보다는 미국에서 수입된 스킨쉽 육아법에 따라 길러진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현실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커야 하고,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려 들 때, 심지어 자살에 이르는 괴물같은 아이들이 생겨난다는 저자의 말에 나는 깊이 공감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우리 애의 머리 속에 대체 뭐가 들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오늘날의 육아법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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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지
마르셀 소바죠 지음, 백윤미 그림, 김문영 옮김 / 샘터사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배반을 당하는 것은 정말 쓰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억울한 심정에, 겉으로는 정의를 부르짖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는 무언가 아주 중요한 것이 무너져내려서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 거의 물리적인 쇠약함을 느낀다. 그리고 여러가지가 찾아온다. 분노, 무력감, 열등감, 복수심, 갈등, 체념, 미련...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온갖 더럽고 괴로운 감정들에 휩싸여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혼자 울기도 하고,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상처를 달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창피한 자기연민이 찾아와 사람을 가만 놔두질 않는다.

그러나 한 달이 가고, 반 년이 가고, 길어야 1년이 지나면 상처는 아물고 눈물도 마른다. 그럼 우리는 또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깨고 다른 사람을 만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만약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시원하게 복수를 할 시간도 없이 치유할 수 없는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채 죽어가야 한다면. 그 쓰라린 배반도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마르셀 소바죠는 이렇게 말한다.

"버림받은 사람들은 분노하고, 저주하고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복수의 기회는 끝내 오지 않거나, 모든 것을 잊어버린 다음에야 뒤늦게 찾아오곤 한다. 복수를 하려면 지금 해야 할 것이다. 아직 내게 남아있는 사랑이, 그에게 내 자신을 바칠 수 있는 힘을 주고, 어쩌면 그를 다시 찾을 수 있을 수 있으리란 헛된 희망을 품게 해주니까. 하지만 이제 나의 사랑은 그의 가슴에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다."

병에 걸린 여자를 요양소로 보내고, 남자는 파리에서 새로운 여자를 만나 결혼을 예정한다. 그리고 홀로 요양소에서 투병하고 있는 여자에게 '친구로 남자'고 제의한다. 가장 악랄한, 가장 비열한 제안이다.
여자는 죽음의 문턱에 설 때까지, 사랑과 배반에 대해서, 여자와 남자에 대해서, 그리고 행복에 대해서 생각한다. 자신의 몸을 직접 해부하는 냉정한 외과의처럼 조금의 자기연민도 없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진단하고 수술한다. 그 의연하고 당당한 모습에서, 서문을 쓴 샤를르 뒤보스는 '아우구스티누스적 명상'의 고결한 품위와 깊이를 발견한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배반의 그 더러운 감정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죽는 순간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꾿꾿이 지킨 이 투쟁의 기록을 읽어볼 일이다. 슬픔 속에서도 소름 돋는 의연한 감동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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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철학자들의 삶과 죽음의 명장면 거리의 인문학 2
로제 폴 드르와 외 지음, 임왕준 옮김 / 샘터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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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만물의 근원이며 우주의 원칙이라고 믿고 있던 헤라클레이토스는 수종으로 자신의 몸 속에 가득한 물기를 빼기 위해서 온몸에 쇠똥을 바르고 찌는 듯한 태양 아래 몸을 뉘인다. 그렇게 목숨을 잃는다. 자신이 먹고 있는 무화과를 탐내는 당나귀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한 크리시포스는 웃음으로 질식하여 목숨을 잃는다. 불의 힘을 믿던 엠페도클레스는 불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 에트나 화산 속에 몸을 던진다.

이성과 지성의 힘을 믿던 하이파시아는 광신도들에 의해 온몸이 찢기는 처참한 죽음을 맞는다. 가장 위대한 학파를 만들기 위해 몸소 학교를 짓던 철학자는 수영을 하다가 풀잎에 스친 상처가 덧나 목숨을 잃는다. 지식을 구하기 위해 시라큐즈까지 달려간 철학자는 장사꾼 못지 않은 재주를 부려 전대 철학자의 저술을 싼 값에 사들인다. 추방당했던 또 다른 철학자들은 철학의 재건을 꿈꾸며 아테네로 돌아오던 중 실종된다....

이 모든 것들이 지혜를 찾아 치열하게 살았던 고대 그리스 로마 철학자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기록 속에 녹아있다. 딱딱한 인문학 도서가 아니다. 철학도 인간의 일이고, 학문도 결국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실천적 노력임을 알려주는 멋진 책이다. 인문학을 꿈꾸는 사람들이나, 삶의 지혜를 찾는 사람들에게, 특히 제대로 사고하기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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