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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를 이어서 '여덟단어' 까지. 이 세 권의 책은 그 제목만 보더라도, 저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어떤 걸 말해주고 싶은 지, 자신이 추구하는 우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대략 짐작을 할 수 있게 된다. 광고계에서 유명한 '박웅현'씨는 '인문학'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법도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의문들이 사라진다. 굳이 광고 뿐만 아니라, 의사, 변호사, 판사, 엔지니어, 영업 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들의 그 뿌리를 찾아 올라가보면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고, '인간을 위한' 활동들이다. 인문학은 이런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런 학문들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인문학'이라는 공집합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인문학으로 광고하고, 인문학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 일수도 있다. 다만, 아직 우리 사회에 박웅현 씨와 같은, 자신의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문학'을 탐구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색한 모습이고, 우리는 그런 어색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이다.
저자가 말하는 여덟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생'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우리가 생활하면서 늘 접하는 단어들과 개념이기도 하다. 이런점에서 인문학이라는 것은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고, 화려하거나 새로운 것도 아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삶 속에서 스스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기도 한다. 특히 인상깊었던 '견' 부분에서, 저자는 '들여다봄'을 강조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만나는 사람들, 경험들, 물건들을 그냥 스쳐지나가지 않고, 그것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서, 그것을 낯설게 만들고, 그 낯설음으로부터 얻어지는 '새로움'을 통해 통찰하는 것. 저자가 이제까지 인문학으로 광고를 해 온 방식이기도 하고, 인문학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책에는 여덟단어의 주제로 많은 얘기들이 있는데, 결국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은, 바로 '본질'이다. 자존이란 우리의 진짜 모습, 진짜 '본질'에 대해서 탐구를 하는 과정에서, 그 누구의 시선에도, 그 누구의 의견에도 따르지 않고 스스로만의 색을 가질 수 있을 때 생기는 것이고, 고전 역시 우리의 선조들의 생각, 즉 우리들의 뿌리가 되는, '본질'이다. 좀 더 들여다보는 것이나, 현재를 영위하는 것, 권윙 대한 통찰, 소통에 관한 생각 역시 그것들에 대한 '본질'을 좀 더 깊이 생각해봄으로서, 그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며, 그것을 통한 삶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습관과 같이 늘 가슴속에 지니고 다녀야 하는 단어 역시 '본질'이다.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추구하는 목표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을 통해 나의 삶을 좀 더 즐겁게 영위할 수 있게 만들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그 '본질'을 생각해봄으로서,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떤 방향인지, 그리고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자세와 태도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나만 잘 사는 삶'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면, 이것이 바로 저자가 바라는 바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