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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가치가 있는가
윌리엄 J.베네트.데이비드 와일졸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대학은 가치가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은 제각기 답변을 가질 수 있을 것 이다. 하지만, 정작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쉽지 않고, 무엇보다 대학을 다닌다고 받았던 학자금 대출 때문에, 오히려 빚더미에 시달리게 되는 많은 대학생들의 사례를 보여주고, 대학이 점점 학문적 탐구를 위한 기간 보다는 유흥과 향락만이 존재하는 곳으로 전락되는 사회적 현상을 언급한다면, 이 질문에 대해서 섣불리 대답할 수 없게 된다. 분명, 예전의 대학의 모습고, 지금의 대학의 모습은 무척이나 바뀌었다. 단순히 겉모습이 바뀐게 아니라, 대학이 주는 진정한 의미와, 그 가치가 바뀌었다는 말 이다. 만약 애초에 대학이 생겼던 중세 시대의 그 순수한 학문적 탐구가 목적이었던 대학에 대해, '대학은 가치가 있는가' 라는 의문에 대해선, 그 누구라도 자신있게 대답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대학의 모습은, 그 의문에 대해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게 되었다. 즉 '대학은 가치가 잇는가'라는 질문은, 지금의 대학은 과연 그 본질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책에는 많은 사례들이 나온다. 대부분 대학에 다닌다고 빚더미가 되었음에도, 정장 대학 졸업장이 그 빚더미를 씻어낼만한 탈출구를 제시해주지 못한다는 점 이다. 애초에 사회적 분위기가, 대학에 가지 않으면 곧 '실패자'로 치부해 버리고, 비싸게 교육을 받을 수록 그 교육이 더 가치가 있고, 훗날의 부를 보장해주다보니, 이런 악순환은 계속해서 되풀이 된다. 그리고 얼핏들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 같겠지만,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더 받을 수록, 등록금은 더욱 오르는 순환고리가 현재 존재하고, 원활하게 그 과정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우리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다.
남의 나라 얘기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롤모델로 삼는 나라가 바로 이 책의 배경이 된 '미국'이기도 하고,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지금 우리나라에 만연하게 퍼져 있는 현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건 단순히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어쩌면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입 밖에 내지 않았던 그 의문. 과연 대학은 가치가 있는가 라는 의문은, 우리나라에서도 분명히 재기 되어야 하는 질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많은 대학을 없애버린다거나, 이른바 '소수정예'로 운영한다든가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강조하는 건 아니다. 아직 명확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현 문제에 대한 진단마저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고,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이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탐구해야만 하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가 넘어진 그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예전에는 순수한 지식의 탐구가 목적이었던 의미에서, 취업 학원으로 전락하고, 그 마저도 취업이 잘 안되는데 돈만 비싼 학원이 된 현 주소 역시, 어쩌면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중요한 건 대학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현재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조건 속에서 넘어져 있고, 지금 넘어져 있는 이 곳을 둘러보며, 다시금 일어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이다. 문제는 그 어디에도 없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 곳이 문제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금 서 있는 이 곳을 잘 진단하는 일과,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는게 아닐까. 그런 과정에 있어서 이 책은 바로 기폭제 역할을 해 주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