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어도 괜찮아, 중요한건 바로 너야 - 좌절하고, 흔들리고, 아파하는 청춘들을 위한 이야기
이대영 지음 / 푸른영토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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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년부터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다. 뻔한 얘기만 하고,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 보다는, 사회에 적응해서 시키는대로 열심히 살아가라 라는 메세지가, 처음에는 좋다가 어느 순간 부터 싫게 느껴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 책, 에세이 위주로만 책을 보곤 했다. 그러다 이런 책이 지겨워 졌고, 나에게 뭔가 색다른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집어들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이다.


책에 있는 많은 좋은 글귀들과 이야기들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아는 이야기도 있고, 처음 보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다시금 내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이다. 하지만, 이런 칭찬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는 좀 더 비판적으로 이 책을 바라보고 싶다.


먼저, 회사생활을 하면서 성공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표현 하지 않고, 과묵하고,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묵묵히 해 내는 사람이라는 식의 이야기가 유난히도 많다. 그런데, 시대를 조금만 바꿔서, 200~300년 전으로만 가도, 이런 사람을 우리는 '노예'라고 불렀다. 주인이 아무리 때리고, 야단치고, 힘들게 해도, 그냥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노예가 아니고 무엇인가. 오히려 적성에 맞지 않거나, 자기 길이 아니라고 당당히 사표를 쓰는 사람이 더 멋있다. 최소한 자기 스스로에게는 솔직하고, 당당하고, 용기있지 않는가. 절대로 감정을 표출 시키지 않고 힘든 일도 마땅히 하는 사람은, 회사에서는 멋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 얼마나 못할 짓인가.


오로지 개인의 부지런함만을 탓한다. 무조건 적성만을 고집하면서 꿈 운운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적성 같은거는 생각하지 말고 그저 '성실'과 '부지런함'만을 운운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제까지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신문 판매원을 하고, 호텔 벨보이를 하면서 성실하게 했기에 지금 성공을 할 수 있었다면서 무조건 성실할 것만을 요구 한다. 여기에 있어서 사회에 대한 비판도 전혀 없고, 체제나 구조에 대한 비판도 전혀 없다. 하고 싶은 일만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하기 싫은 것을 열심히 해라 라고 주장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하고 싶은 것을 해도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려해 봐야 하지 않는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걸 찾으면, 포기 해라고 해도 포기 안하고, 게을러도 된다고 해도 알아서 부지런해지고 성실해 진다. 결국 포기 하지 마라, 부지런해져라 라고 말하는 것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참고 해라는 말이다. 나는 여기에 반대한다. 직업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직업은 그저 돈을 버는 수단이고, 중요한 건 그렇게 번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것 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다. 그저 막연하게, 취업하면 빨리 나가지말고 버티고, 꾹 참고, 성실하게 하기만 하면 훗날 성공한다는 것 이다. 분명 삶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직장에서 열심히 하고 승진을 해서 돈을 버는 것 일까. 초점을 오로지 여기에만 맞추는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어렸을 적에 가난했지만 성실히 일을 하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저자의 삶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 20대 들에게 좀 더 희망을 주고 싶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며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이런 자기계발서 종류의 한계를 지적하고 싶고, 비판하고 있을 뿐 이다. 무엇보다, 나는 아직 취업도 안해봤고, 아직 사회생활도 해 보지 않았기에, 과연 이렇게 함부러 비판할 수 있는 위치인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의 생각을 이렇게 솔직하게 적고 싶은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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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인문학 길잡이 - 초보자를 위한 인문학 사용설명서
경이수 지음 / 책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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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인문학 길잡이를 읽고 by 힐리​


​인문학이 하나의 열풍처럼 우리 사회를 덮치면서, 수 많은 인문학 특강과 강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인문학 서적 역시 많이 출판 되기 시작했다. 인문학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힘들고, 제 각각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고 있는 만큼, 수 많은 책들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랐다. 여러 문학작품, 혹은 철학 서적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분석을 하면서, 그 속에서 인문학적 의미를 찾는 이 틀은 대부분 비슷했다. 하지만 같은 작품이라도 받아들이는 것도 완전히 다르고, 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이끌어 내는가도 완전히 다르다. 이 책 역시, 이러한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15개의 챕터가 있고, 각 문학가, 혹은 철학자들의 작품이 구성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15개의 산 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냥 살아가고, 그냥 느끼는 감정 하나 하나, 느낌 하나 하나, 그리고 고민 하나 하나에 대해, 옛 철학자나 사상가, 문학가들은 어떻게 생각을 했고, 어떤 이론을 주장했는지 살펴보는 것 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낯설게 봄'으로서, 당연하지 않게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이다. 이때 각 철학자를 따라, 그들의 산에 올라가면, 우리가 그동안 서 있던 곳이 어떤 곳 이었는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었는지에 대해, 보다 높은 곳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 이다. 그렇게, 이 책에서는 월든을 통해 자연에 대해 다시금 바라보기도 하고, 조르바를 통해 자유에 대해 다시금 바라보기도 하고, 빅터 프랭클을 통해 삶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바라보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한번 바라보았다고, 갑자기 삶이 확 바뀌지는 않을 테다. 산도 여러 번 올라야, 자기한테 맞는 산도 알 수 있고, 경치를 감상하는 법에 대해 좀 더 능숙해지는 만큼, 이것도 분명 연습이 필요한 행위 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이런 연습을 하는데 있어서, 꽤나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다. 그 깊이에 대한 문제는 다시금 생각해 봐야 겠지만,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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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안에 누구나 작가가 되는 책 쓰기 비법 - 저자가 되어 명예로운 갑(甲)의 인셍을 살아가라!
서상우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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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에 대해 생각해보다 - 두 달 안에 누구나 작가가 되는 책 쓰기 비법을 읽고 by 힐리

 

​1970년대나 1980년대와, 지금의 시대를 비교해 본다면, 여러 차이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사람들이 '책'을 잘 안 읽는다는 것 이다. 월 평균 독서량이 그래도 한권 정도는 된다고 하지만, 이 수치마저 의심스럽다. 주위를 둘러 보았을 때, 한달에 한 권을 읽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결국 이것은, 엄청난 독서가들이 평균을 올려준 덕에 나온 수치라고 생각한다. 그 만큼, 지금의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 하지만 우스꽝스럽게도, 지금의 시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책이 많이 출판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예전만 하더라도 책을 낸다는 것은 무척 조심스러운 일 이었는데 비해, 지금은 하루에도 수십권, 수백권의 책이 출판되고 있다. 그 중에서는 책 같지도 않은 책도 있고,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오로지 유명해지기 위해 씌여진 책도 있지만, 어쨋든 많은 책들이 출판 되는 것은 분명하다. 즉, 우리는 가장 책을 읽지 않는 세대 임에도, 책이 가장 쉽게 출판되고, 많이 출판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이다.

 

자신의 책을 낸다는 것이, 마치 트렌드인 마냥 여겨져서, 무분별하게 아무 책이나 출판 되는 것은 분명 문제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것을 기회로 삼는다면, 우리들도 충분히 책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 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집을 완전히 다 태워버리는 불도, 잘만 활용하면 고기를 맛있게 굽을 수도 있다는 것 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불에 대해서 비판하기 보다는, 고기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구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 준다. 실제로 저자 역시, 짧은 기간에 책을 냈던 경험을 토대로, 수 많은 사례들을 보여주며 우리들 역시 책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는 것 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듯이, 한권의 책을 낸다는 것은, 결코 단순히 인세를 받아 먹게 된다거나, 유명해진다거나 하는 의미를 훨씬 넘어 선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책을 읽다가 글을 쓰게 되고, 책을 쓰게 된다. 나 역시, 작년부터 올해까지 약 400권에 가까운 책을 읽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값진 것은, 지난 1년동안 블로그에 썻던 약 700개 정도의 글 이다. 책을 읽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고,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이다. 블로그에 아무렇게나 쓰는 글들 마저 이런데, 하물며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것은, 이러한 성장의 폭이 훨씬 더 클 것 이다. 이 책에서 나온 한 글귀처럼, 100권의 책을 읽는 것 보다 한권의 책을 쓰는게 더 의미 있는 일 이라는 말이, 다시금 가슴에 와닿는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것, 더 나아가 그렇게 쓴 글로 책을 내는 것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필력도 아니고, 기가 막힌 소재도 아니고, 거창한 계획도 아니다. 그냥, 일단 글을 써 보는 것 이다.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제 아무리 험난한 산을 오른다거나, 제 아무리 먼 곳까지 간다해도, 결국은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여러번 강조 하 듯, 일단은 글을 써 보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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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프로젝트 - 100권의 책 100명의 인터뷰 100개의 칼럼
조연심.김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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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인생의 또 하나의 전환점 - 300프로젝트를 읽고 by 힐리

 

나는 지난 6월, 300프로젝트의 축소판인 '더청춘 10-10-10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었다. 마침 한창 블로그를 하고 있었기에, 30개의 글을 적는 것 정도는 충분히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300 프로젝트 역시 두렵지 않았다. 참여하던 당시, 내 블로그에는 이미 400개가 넘는 칼럼과, 100권이 넘는 책의 리뷰가 있었기 때문 이었다. 결과적으론 칼럼과 책 리뷰는 여유있게 성공했지만, 인터뷰에서 막혀서 프로젝트를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 시점에서,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300프로젝트'를 다룬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300프로젝트에 대해서 소개를 하며, 300프로젝트에 참여를 하면서 삶이 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게는 모두가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만났던 강사분들도 있었고, 블로거도 있었다. 애초에, 이 책의 저자 중 한분인 조연심 대표님 역시 모임을 통해 만난 적이 있는 만큼, 이들의 이야기 하나 하나가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 책은 단순히 이런 사례만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300 프로젝트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얘기하고, 더 나아가 이 프로그램이 좀 더 다양한 교육 기관에 적용되는 사례들도 나온다. 학교에서 학점을 주는 수업으로 되기도 하고, 군대에서 실행되기도, 아니면 고등학교에 적용되기도 하면서, 이 프로젝트의 효과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끔 해 준다. 


이 책에서 얘기하 듯, 이 300프로젝트의 목표는, 300개의 목표를 모두 채우는데 있는게 아닌,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새로 찾거나, 이미 걸어가던 길에 있어서 좀 더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인터뷰를 시작하였고, 지난 두달간 6명을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그 중에는, 30권에 가까운 책을 낸, 자기계발서 및 인문학 분야에서는 무척 유명한 '안상헌' 작가님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걸어가고 하는 작가의 길에 있어서 좀 더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부산 내에서 이 프로젝트의 축소판인 '10-10-10 프로젝트'를 새롭게 기획하고 있다. 이제 포스터도 다 만들어 졌고, 홍보도 시작 했다. 정말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 처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 속에서, 나만의 길의 새로 찾고, 또 누군가에겐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려 하고 있는 것 이다.


책 속의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그저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는데서 그치고 싶지 않다. 나 역시 실제로, 하나의 사례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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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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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트렌드를 거부하며 - 트렌드 코리아 2015를 읽고 by 힐리

 

​'트렌드 코리아' 라는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오로지 김난도 교수님 때문이다. 나의 군대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이분의 책이라면 다른 책들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천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라는 책을 보고 어느정도 실망을 했다가, 한동안 교수님의 책을 읽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기회가 되서 이렇게 다시금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만의 분야에서 꾸준하고 열심히 하고 있는 교수님의 모습이 무척이나 좋아보였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우리 한국의 '트렌드'에 관한 책 이다. 이제 올해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어떤 것이 이슈가 되었고, 우리 사회의 '소비'를 이끌었는지, 이슈별로 하나 하나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이 책의 전작인 '트렌드 코리아 2014'에 나왔던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 내면서,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전체적인 맥락을 잡아 주고 있다. 미래 일은 아무도 모르긴 한다만, 몇년동안 트렌드를 분석하다보니 어느정도 흐름이라든가 방향이 잡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소비하고 있는 많은 부분들이, 단순히 개인의 개성이나 취향이 아닌, 사회적인 트렌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결국 개성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우리가 개성이라 생각했던 이것 마저도, 모두 사회적이었던 것 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트렌드'를 돌아보고, 예측하는 것에, 그다지 좋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평소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가, 이 책을 포함해, 미래 트렌드에 대한 책을 몇 권 읽다 보니, 이러한 가치관이 생긴 것 이다. 사실 '트렌드'는, 대부분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돌이켜보면서 분석을 하고, 그것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 이다. 그런 점에서 과거를 통해 미래를 비춰보지만, 한편으론, 이런 트렌드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나간다는 것은, 새로운 트렌드에 따라가기 급급하다는 것 이기도 하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세상이 바뀌는 대로, 요즘 유행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 보다는 한 단계 나아간 삶이긴 하지만, 결국은 이들보다 한 걸음 앞에서 걷고 있을 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는 힘들다. 예로 들어, 폴더 폰, 슬라이드 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갈 때, 트렌드를 읽고 남들에 비해 조금 일찍 아이폰을 구입해서 사용했다는 것일 뿐이지,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든가, 스마트폰 주식 시장에 미리 뛰어 들지는 못한다는 것 이다. 이렇게 트렌드에 관한 책이 나왔다는 것은, 이 내용속의 이른바 '트렌드'라는 것들을, 어차피 전문가들은 이미 주식을 모두 사놓든가, 우리보다 몇걸음은 앞서서 걸어나가고 있다는 것 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정말 그것이 트렌드 이기 때문에 책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었을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이 책에서 그렇게 트렌드라고 분석을 하고, 연구결과라면서 내용을 내놓았기에, 그것이 실제로 트렌드이었던 것 처럼 여기거나, 앞으로 트렌드로 여겨 질 수도 있는 것 이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트렌드는 계속 바뀐다. 일년 사이에도, 정말 생각지도 못한 기술 개발이 일어나고, 신흥 기업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트렌드라고 생각했던 분야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기도, 거대한 기업들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것을 억지로 분석하고 예측하겠다고 발악을 해 봤자, 앞에서 말했듯이, 그저 넋놓고 사는 사람들에 비해 한걸음 더 나아갈 뿐이지, 결국 똑같은 신세라는 것 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늘상 바뀌는 것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것,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때로는 뒤바뀌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바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이고, 트렌드를 쫒아가는 것도, 그리고 트렌드를 사라지게 하는 것 마저 모두 '사람'이다. 트렌드라는 것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하고 관심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즉,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사람'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 나는 여기에 있어서, 좋은 트렌드 책이 아닌, 허접한 '인문학 서적'이 더 도움이 된다고 확신 한다.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 그 근본을 탐구하는 행위인 만큼 말이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트렌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그러다보면, 자신이 걸어가고 있던 그 길이 트렌드가 되는 순간도 분명 온다. 바로 그 때, 선구자로서 그 트렌드라는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이끌 것인지, 그리고 트렌드가 끝이 난다고 해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여기서 더 나아간 것이, 이러한 트렌드가 올 때 까지 기다리는게 아닌, 스스로 그런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 일 테고 말이다.

 

어쩌면, 진보에 있어서 결코 두걸음은 없고, 오로지 한걸음만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발터 벤야민의 말처럼, 넋 놓고 트렌드에 이끌려 사는 삶에서, 딱 한걸음 나아간, 트렌드에 관심을 갖는 삶 역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마땅히 거쳐야 하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 이 단계를 거치고 나서, 자신만의 전문성을 기르며 트렌드를 기다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것. 이 모든 것이 모두 한 걸음 한 걸음일 수도 있겠다. 다만, 그럼에도 이렇게 트렌드를 비판하는 글을 쓴 것은, 오로지 한 걸음만 나아가 놓고,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 따라가기 급급해 하면서, 마치 이 시대의 선구자인 마냥 생각하고, 그것이 끝인 마냥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일 것 이다. 한편으론, 트렌드에 따라 인기 학과에 진학을 하자마자, 곧바로 후회하면서, 트렌드가 아닌 나만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뒤늦게 나마 노력하는 나를 뒤돌아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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