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혐오 표현이라고? - 우리가 몰랐던 일상 속 혐오와 차별의 말들 ㅣ 흔들리는 십 대 1
배혜림 지음, 유희 그림 / 데이스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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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 보면 줄임말과 낯선 은어 때문에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런데 정작 더 신경 쓰이는 건 아무렇지 않게 튀어나오는 욕설과 혐오 표현이다. 밈이나 짤, 댓글처럼 가볍게 웃고 넘기던 말들이 실은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목조목 짚어 준다. 책을 읽다 보면 제목처럼 "정말 이런 말이 혐오 표현이었어?" 하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24년 차 고등 국어 교사인 저자는 노 키즈 존 안내문, 놀림조의 댓글, 지역을 비하하는 밈, 예능 속 농담, 교실에서 유행하는 드립 같은 실제 생활 속 장면을 통해 혐오 표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퍼지는지 보여 준다. 나아가 SNS 알고리즘이 비슷한 콘텐츠만 반복해서 보여 주며 편견을 굳히는 구조나, 역사 속 혐오가 커다란 폭력으로 번졌던 사례들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혐오 표현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려 준다. 어려운 용어 대신 청소년이 실제로 던질 법한 질문으로 각 장을 시작해서, 읽는 내내 부담 없이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은 건, 많은 친구가 어떤 말의 뜻도 제대로 모른 채 그저 유행이니까, 웃기니까 따라 쓴다는 점이었다. 정작 그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그 말 한마디에 누군가는 정말로 상처받는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게다가 "장난이었다", "몰랐다"라는 말로 쉽게 넘어가려는 태도는 더 큰 문제인데, 몰랐다는 사실이 그 말의 무게까지 가볍게 만들어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무심코 쓰던 말의 뿌리를 한 번쯤 되짚어 보고, 재미보다 존중을 먼저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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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우리’가 아닌 ‘남’으로 규정해 선을 긋고 밖으로 밀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혐오의 시작이거든요. - P7

혐오를 뜻하는 영어 단어 ‘포비아’의 어원에는 ‘불합리한 공포’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합리적인 근거 없이 특정 집단을 위험하거나 열등한 존재로 여기고 경계하는 태도가 바로 혐오입니다. - P17

이것이 혐오 표현의 무서움입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표현이 반복되고, 표현 수위가 점점 높아질수록 그 대상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집니다. 나의 말이 혐오 표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사용할 가능성도 크고요. - P26

주환아, 몰랐다는 말을 방패로 삼는 건 위험해. 유래도 모르는 말을 웃기고 재밌다는 이유만으로 따라 쓰는 건, 네가 누군가를 괴롭히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거든. 네가 뱉은 단어의 뿌리가 어디에 닿아 있는지 확인하고 사용하면 좋겠어. - P52

차이는 세상을 다채롭게 만들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로 이어지며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고 포용적으로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그러나 차별은 세상을 좁고 편협하게 만들고 편견과 불평등을 만들어 약자에게 상처를 주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킵니다. - P72

교실을 혐오 표현의 놀이터라는 오명에서 볏어나게 하려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방광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학교 폭력 현장에는 세 유형의 사람이 존재합니다.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그 상황을 지켜보는 방관자입니다. 심리학자들은 방관자의 태도가 폭력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합니다. - P92

‘o린이’라는 표현은 무언가 서툴거나 잘하지 못하는 사람을 어린이에 빗댄 것으로, ‘어린이는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어린이는 나이가 어린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미숙하거나 능력이 모자란 존재를 지칭하는 게 아닌데도요. - P121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합니다. 초보나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을 ‘o린이’라고 표현하는 건,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고 부족하고 모자란 존재로 보는 인식이 담겨 있기에 어린이를 비하하는 행위라는 겁니다. 이는 명백히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언어적 횡포라 볼 수 있습니다. - P122

혐오의 반대편에는 다양성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밀어내는 마음으로는 절대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살기 좋은 공동체를 위해서는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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