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스케치 - MBC 헬기기장과 함께하는 특별한 비행
정갑표 지음 / 제이앤씨커뮤니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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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푸른 창공을 마음껏 날아다닌 덕분일까?

잠자기에 관하여라면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고, 잠만보와도 잠자리 친구할 수 있는 내가 오늘 밤은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하늘 스케치, 높은 창공을 날아다니며 하나하나 장면을 그려나가는 저자 정갑표씨는 군 간부 출신의 MBC 헬기 기장이다.

저자가 책 초반에 밝히고 있는 것처럼 그가 실제로 장면을 구상하고 담아내는 중심부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자기만의 자리에서 삶의 한 부분 부분을 채워나가듯 그도 그의 자리에서 우리가 무심코 보아 넘기는 TV 속 화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내는 이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방송사 헬기에 대하여 크게 관심도 없었고, 그렇다보니 뚜렷이 무엇이라는 개념 조차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직업의 한 장르인 하늘을 누비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방송사 헬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무심코 보아 넘기던 하나하나가 많은 이들이 최상의 장면을 위해 노력하는, 때로는 목숨걸고 만들어내는 장면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되었다.

 

직업적 특성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좁다면 좁고 넓다면 넓은 우리나라 창공을 마음껏 누비고 다니는지라 다른 사람들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하나하나 자신의 방송사 헬기 기장으로서의 삶을 반추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를 통해....

비행사라는 직업상 이를 조금 더 극면하게 느끼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큰 무언가 하늘의 테두리 안에서 조금만 더 둥글둥글하게 그러면서도 기본만은 유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순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다년간 같은 자리에서 말 그대로 서당개 삼년이 아닌 10년을 있던 자, 기장과

전문가이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새롭게 움직이는 헬기 카메라맨 사이의 관계에 대한 그의 자그마한 푸념 아닌 푸념에서 이런 생각을 조금 더 갖게 되었는데,

결국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겸양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조금씩만 양보하며 함께 한다면....

면지 면지마다 있는 맑은 구름처럼 그런 행복한 편안감에 감싸인 나날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하늘 스케치>를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 또 다른 하나는, 방송과 현상에 관한 부분이다.

특히 시위에 관한 부분에서 이를 느꼈는데, 저자의 말처럼 서로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듯한 그런 미묘한 관계에 있어 어떤게 선행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닭과 달걀의 관계와 같은 딜레마가 느껴졌다.

방송사라는 특수한 직업적 입장에 의해 강렬하고 자극적인 사실일수록 더욱 가치가 높을 것 같은데, 특히 헬기라는 특수한 분야의 경우 이러한 측면이 더 강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런 강렬한 사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사건들이기 마련이고,이러한 뉴스거리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혼란의 상태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정작 담고 싶고 많아졌으면 싶은 소소하고 행복한 이야기들은 주말 영상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평온한 이야기들인데 말이다.

요즘 특히나 시끄러운 언론플레이, 앎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분을 생각할 때...

이 부분은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것이 아닌가 싶다.

 

한가지 예로 이번 일본의 대재앙의 경우 정작 당사국인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이슈가 되고 크게 보도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보도가 결국 혼란을 가중하여 사재기 열풍이 일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작 재난국인 일본은 보도를 우리나라보다 자세히, 자주 방송하지 않은 것의 영향인지 이러한 모습이 적었다고...

그렇게 보면 언론이 오히려 혼란을 조장하는 폭진기 역할을 한 셈인데,

그렇다고 방송하지 않으면 알 권리에 대한 침해가 되니...

결국 중요한 것은 '적정성'이라는 것인데, 과연 적정선이란 뭘지 조금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책을 보며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었다.

원래 흠집은 큰 것이 아닌 자잘한 것에서 나타난다는 진리와 같은 몇가지 아쉬움!

 

우선, 전반적으로 책의 중간 중간에 과도한 친절(?)이신지 지나치게 쉬운 영단어에도 해설을 달아놓는다던지, 문맥상 명료한 단어들에 영문 해설을 달아놓은 점이다. 물론 헬기, 방송이라는 전문적 특성을 고려한 분야에 있어서의 자세한 기술은 궁금증을 해소해 주지만, 과잉 친절이 오히려 글을 읽는 흐름을 방해해서 조금 아쉬움을 느꼈다.

 

두번째로는 책의 부분부분에 삽입된 삽화의 경우, 저자의 말마따라 요즘처럼 카메라 및 인쇄 기술이 좋은 시점에..

더욱이 방송사에 재직하는 사람의 책인데도 삽입된 장면들이 마치 뉴스화면을 캐쳐한듯한 혹은 오래된 사진을 스캔하여 아무런 편집을 가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았다. 때떄로 이런 사진은 조금 크고 선명하게 삽입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더불어 사진의 삽입 기준과 크기, 위치 등도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직업적 특성을 고려하여 이들 이야기 하나하나를 나름의 편집으로 엮어냈지만,

많은 내용을 제한된 페이지에 축약하기 위함인지, 혹은 원래의 의도가 단순한 나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 하나하나 저자만의 시선으로 조금은 특별한 해설이나 인물들에 대한 디테일한 스토리를 풀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이 책의 경우 홍보에 저자가 만난 특별한 사람들에 대한 언급이 왕왕 나타났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것에 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이 단순한 한 개인의 경험의 사실 기술에서 종료되어 아쉬움이 있었다.

 

뭐, 이러한 아쉬움들을 뒤로 하더라도...

하나의 새로운 접하지 못하던 분야의 사람의 입으로 엮어지는 이야기를 듣는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책이었다.

더불어 헬기라는 분야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새록새록 솟아나기도 했고~^^

 

ps. 책에서도 잠시 언급이 되는 우리나라의 하늘길....

     이전에 카이스트라는 드라마를 통해 얼핏 언급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행의 고도 제한에 대한 아쉬움 말이다.

     갑자기 이러한 아쉬움과 마구잡이식 개발로 우리나라 하늘에는 얼키고 설킨 고압선 들로 새들이 자꾸만 죽는다는 이야기가 기억이 나버렸다.

      언젠가.. 과학이 많이 발전하고, 우리나라가 조금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면...

      하늘 길도 마음껏 열리고, 푸른 하늘을 가린 얼키고 설킨 선들도 없어질 수 있겠지?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이런 나날이 오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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